[2019 아태금융포럼] 홍성국 "수축사회 임박에 미·중 패권다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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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입력 2019-03-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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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가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2019 APFF)'에서 강연하고 있다.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경제서 '수축사회'가 얼마 전 '성장신화를 버려야 미래가 보인다'는 부제를 달고 나왔다. 책을 펴낸 이는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미래에셋대우 사장)다. 그는 "팽창사회가 수축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제로섬사회에 다다른다"고 말한다.

홍성국 대표는 1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19 아시아·태평양 금융포럼(2019 APFF)'을 찾아 다시 한번 이를 강조했다.

수축사회라는 말이 낯설어도 이해하기 어렵지는 않다. 밥그릇이 더 이상 커지지 않으면 다른 사람 몫을 빼앗을 수밖에 없다. 이것이 팽창사회가 제로섬사회(또는 제로섬 게임)로 바뀐 모습이다. 다시 밥그릇이 더 줄어들면 수축사회(마이너스섬 게임)로 들어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시기를 나눌 수도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제로섬사회(전환형 복합위기)로 이끌었고, 이제 수축사회로 다가서고 있다는 것이다.

홍성국 대표는 이날 미·중 패권 다툼을 중심으로 수축사회를 풀어주었다. 중국 경제는 많은 부분에서 하강하고 있다. 고령화와 과잉투자, 부채위험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이 이를 극복하려면 크든 작든 미국이 누려온 패권 일부를 빼앗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처지에 놓여 있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두 나라가 모두 수축사회로 경착륙하는 것을 피하려면 패권 다툼은 불가피하다.

중국 토지공급량이 100대 도시에서 일제히 줄어들고 있다. 6대 전력업체가 쓰는 석탄도 감소세다. 모두가 중국 경기둔화를 실물로 보여주는 지표다. 이런 결과로 자동차 생산이 줄었고, 수출도 뒷걸음치고 있다.

홍성국 대표는 "중국이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유탄을 맞고 있다"며 "미·중 금리 격차가 줄어들어 중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으로 추가적인 자금유출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양책을 내놓고 있는 이유다. 경제 정책 방향도 수출에서 내수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홍성국 대표는 "중국도 2008년 전환형 복합위기를 겪었다"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수출 비중이 9.9%에서 1.3%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수출에서 내수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주요산업 국산화율을 내년까지 40%, 2025년까지는 70%로 높인다는 '제조 2025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일시적으로 누그러지더라도 긴장 관계와 대치 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반 공산품은 무역협상을 통해 생각보다 일찍 합의에 이를 수 있다. 문제는 제조 2025 전략에서 집중하고 있는 첨단산업이다. 도리어 첨단산업에서는 갈수록 보호주의가 심화될 공산이 크다.

홍성국 대표는 "패권 다툼은 기술 경쟁으로 압축할 수 있고, 미·중은 첨단산업에서 전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도 내부적으로 재정적자를 비롯한 근본적인 문제를 풀기에 시간이 부족하다"며 "다시 중국은 미국에 패배할 경우 정권 유지마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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