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옹성같던 마곡지구 집값 균열 조짐… 호가만 유지, 급매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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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9-03-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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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 매매 호가 10억원 위협, 당분간 관망세 유지

서울식물원 뒤로 마곡지구에서 가장 노른자위라고 평가되는 마곡엠밸리 7단지가 보인다.[사진=강서구 제공]

#주부 김연희씨(가명·43)는 서울 방화동에서 20년 넘게 산 강서구 토박이다. 저층 노후주택이 밀집한 방화동은 앞서 뉴타운으로 지정됐지만 속도가 더딘 상태다. 김씨는 방화대로를 사이에 둔 옆동네 마곡동을 바라보면 새 집에 대한 갈망이 너무도 크다. 가끔 현장을 찾아 아파트 매매 시세를 물어본다고 했다. 요즘 들어 아파트 가격이 다소 떨어진다는 소식에 마곡지구로 이사를 갈까 적극 고민하고 있다.

철옹성 같던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아파트 가격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며 청약 불패신화와 함께 몸값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집값 하락과 거래 절벽 등 여파로 갈수록 하향 조정되는 모양새다.

12일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 1번 출구, 일대 아파트 가격을 선도하고 있는 엠밸리7단지가 도보 5분 이내 거리다. 2014년 6월 완공된 이 단지는 최고 16층, 13개 동, 총 1004가구로 공항철도 역과도 가까운 더블역세권이라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7단지는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가 4억원 후반대에 공급됐지만 여러 호재로 작년 하반기 13억원 안팎에서 손바뀜이 이뤄지기도 했다. 그야말로 대박난 곳이다. 그러다 2018년 정부의 9·13 대책이 발표되며 줄곧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엠밸리7단지와 함께 이곳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이 도보 6~7분 거리에 있다. 마곡지구에서 유일한 민영단지란 점이 부각된다. 최고 16층, 22개 동에 1194가구로 구성됐으며 임대가구가 전혀 혼합되지 않았다.

입주 3년차라 7단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은 적다. 현지의 매매 호가를 보면 전용 84㎡ 중층 이상이 11억~12억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저층의 경우 10억원 중반에도 가끔 매물이 나온다. 59㎡는 9억원이 약간 넘는다. 그나마도 급매가 가끔 나올 뿐이지 매물이 많지 않다.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지구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도로 추진됐다. 13단지를 제외한 모든 아파트에 통합 브랜드인 '엠밸리'를 내세웠다. 전체 공동주택 수는 1만2000여 가구이지만 공공 주도로 진행된 탓에 분양물량이 절반에 그친다. 나머지는 장기전세 3515가구, 임대 2492가구 등이다.

마곡지구는 50만4000㎡ 넓이로 축구장 70개 크기, 여의도공원의 2.2배, 어린이대공원과 유사한 서울식물원이 핵심이다. 서울식물원은 지난해 10월 시민들에게 개방해 개장 5개월 만에 200만명이 몰린 명소다. 업무지구의 중심에는 LG사이언스파크가 자리한다.

과거 아파트 공급 초기에는 전국적 주택시장 침체기로 계약 실적이 저조했지만 금세 미분양분을 털어냈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마곡지구는 상업·업무·산업시설 등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지하철역을 끼고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며 지구 내에 서울식물원이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제 9블록 일대 엠밸리9단지만 조성이 남았다. 지하 2층~지상 16층, 임대 567가구를 포함해 모두 1529가구로 선보일 계획이다. 분양일정은 오는 6월로 잡았지만 내부 협의에 따라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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