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진핑 언급한지 넉달만에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세칙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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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3-0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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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감회, 2일 새벽 웹사이트 세칙 발표…이날부터 시행

  • 주식등록제, 차등의결권·VIE 허용, 적자기업 상장가능 등 획기적 조치 마련

  • 무역전쟁 속 기술 혁신 기업 자금조달 발판 마련

중국증시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 출범.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증시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운영세칙이 2일 발표돼 이날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2일 중국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이날 새벽 웹사이트를 통해 커촹반 및 주식등록제 운영규칙을 공개,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상하이증권거래소도 커촹반 시행과 관련한 공지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이는 증감회가 지난 1월 30일 운영규칙(초안)을 공개해 의견 수렴에 돌입한 지 두 달 만이다.  

다만 기업들이 커촹반 상장하기 위한 서류 준비, 투자은행(IPO) 실사, 커촹반 상장 신청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만큼 '제1호 커촹반 상장기업'이 탄생할지는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푸리춘(付立春) 중국시장학회금융학술위원은 중국 동방재부망(東方財富網)을 통해 이르면 3월 중으로 기업들이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커촹반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낼 수 있다며 올해 100~150개 기업이 상장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세칙은 앞서 발표된 초안과 크게 달라진 바 없다. 커촹반에서는 ▲주식등록제(注冊制) 시행 ▲완화된 상장조건 ▲차등의결권, 계약통제모델(VIE) 허용 ▲전문·기관투자자(50만 위안 이상 투자금 보유) 중심 투자 ▲상장 첫 5거래일 가격제한폭 무제한, 그 이후부터는 가격제한폭 ±20%로 완화(현재는 ±10%) ▲ 엄격한 퇴출제도 등 기존의 증시와 다른 획기적 조치들이 도입된다. 

무엇보다 기업 상장조건을 대폭 낮춰서 하이테크 산업이나 전략적 신흥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이면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더라도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순익이나 매출이 적더라도 연구개발(R&A) 투자를 많이 하거나, 우수한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면 상장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 중국 증시가 최소 1년 이상 순익을 낸 기업에만 상장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사실 그동안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중국 증시 상장 문턱이 높아 뉴욕, 홍콩 등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커촹반이 출범함으로써 성장 잠재력이 높은 벤처 스타트업이 중국 증시에 몰려들 것이란 기대감도 커졌다.  

커촹반 출범은 일사천리로 추진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초 상하이를 금융 및 과학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며 커촹반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후, 넉달 만에 세칙이 공식 발표된 것. 

사실 중국엔 이미 상하이, 선전 메인보드를 비롯, 선전 거래소엔 중소기업 전용증시 중소판(中小板), 벤처기업 전용증시 창업판(創業板)이 개설돼 있다. 그런데도 중국이 또 다시 벤처 스타트업 기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을 만든 것은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데 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은 미국의 압박 속에서도 '기술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미래는 없다'는 각오로 기술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미래 경제 성장동력인 혁신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커촹반을 통해 미래 혁신 기업들이 자금 조달 채널을 한층 더 다양화하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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