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트럼프 펠로시보다는 김정은이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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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9-02-1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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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장벽 국면서 정치적 입지 축소…"피스메이커 자처하며 분위기 띄우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선의 돌파구로 부상하고 있다. 2019년 시작과 함께 미국 정치권은 이미 2020년 대선체제로 돌입했다. 민주당에서는 엘리자베스 워런을 비롯한 쟁쟁한 정치인들이 대선 후보로 나섰다. 지난 11일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파소에서 국경장벽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연설을 하며 재선 캠페인에 돌입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인 폴리티코는 17일(현지시간) 이러한 상황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은 정치적 위기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경장벽 문제로 위기 맞은 트럼프 

매체는 국경장벽 문제 등에서 정치적 연패를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베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의 정치회담을 통해 핵심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정치적 주도권을 다시 잡고자한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날선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의 독재자를 상대하는 것이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를 상대하는 것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지난 연말부터 좁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장벽 건설을 위해 최장기간 연방정부 기능일시정지(셧다운)까지 감수했지만, 결국 물러서고 말았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승리자로 추켜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장벽 건설 의지를 재확인했다. 결국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멕시코 국경건설을 위한 예산 확보를 위해서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다면서 줄소송을 예고하고 있다.

게다가 의회가 국가비상사태를 막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AP통신은 17일 전했다. 장벽갈등이 극렬한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만약 이 국면에서도 패배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약화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망하고 있다. 

◆'피스메이커' 자처하며 북미회담 띄우기

국내 현안에서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띄우기에 한창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희망에 차 있으며, 그는 평화가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뮌헨안보회의의 연설에서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는 전했다.

펜스 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를 약속했다면서 거듭 강조하면서,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북한의 비핵화가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 단호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모든 나라들은 계속해서 단결해서 모든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할 것이며, 북한이 싱가포르 선언에서 약속한 것들을 준수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 역시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례없는 압박 캠페인으로 전 세계를 결집시켰으며, 이제 그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면서 "핵실험도 없고 미사일 발사도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인질들의 귀환과 한국전 참전 영웅들의 유해 송환 등의 성과도 다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당시에는 큰 위험이 있었으나, 본인은 집권 뒤 평화 시대를 이끌어냈다고 다시 강조했다.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과 큰 전쟁 개시에 아주 근접했다'고 말했었다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북미회담이 성공한다면 이는 2020년 대선 때 내세울 수 있는 성과가 되겠지만, 실패에 머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능하다는 비판에 시달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차관을 지낸 에릭 에델먼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보다 더 진지한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내가 최고의 해결사'라는 그의 주장이 힘을 잃을 것이지만, 진정한 양보를 얻어낸다면 또다른 전례를 만들어낸 대통령이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자신을 노벨상 후보로 추천했다는 사실을 언급한 것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비록 노벨상을 받지 않더라도 그는 자신을 '평화 중재자'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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