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차기 지도부, 집단이냐 집중이냐…이견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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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19-01-0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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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력한 리더십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민주적 의사 결정 ‘집단지도체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 룰 결정을 앞둔 자유한국당 내에 전운이 감지되고 있다. 21대 총선의 공천권을 거머쥔 당 대표를 선출하기 앞서 잠재적 후보들 간 룰을 둘러싼 전초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한국당에선 ‘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이 표출됐다. 한국당은 현재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 선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택하고 있다. 당 대표의 권한이 강한 만큼 이에 대한 견제가 어렵다. 이정현 전 대표나 홍준표 전 대표 체제 당시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반면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함께 뽑는다. 보통 1인 2표를 행사해 득표율대로 1위가 당 대표, 2위가 최고위원 등을 맡게 된다. 민주적 의사 결정 체계지만 당 대표에 대한 견제가 심해 리더십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김무성 전 대표 체제 당시 공천 파동 등이 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비롯해 심재철·정진석·정우택·조경태·주호영·김진태 의원 등이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역시 변수 격으로 거론되고 있다.

잠재 후보들 간엔 입장이 확연히 갈린다. 오 전 시장과 김태호 전 지사,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는 정진석 의원과 정우택 의원은 단일성 지도체제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심재철·조경태·주호영·김진태 의원 등은 집단지도체제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단일성 지도체제’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대 출마가 점쳐지는 심재철·조경태·주호영·김문수·김진태 의원은 이날 함께 입장문을 내고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의 독주와 전횡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데다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나뉠 수밖에 없어 우리 당의 역량을 스스로 왜소화시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단일성 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대표선거를 둘러싼 세 과시와 그 대립 등으로 가까스로 봉합되어가는 우리의 계파적, 분열적 상처가 덧날 가능성이 크다. 또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정치적 발언권을 축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내년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합의형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 합의형 집단지도체제가 숨겨진 갈등을 아우르고 다양한 인물들을 지도부에 참여시킬 수 있다. 그것은 곧 당의 역량을 극대화시키는 길”이라고 했다.

이날 열린 원내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지도체제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나왔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단일성 지도체제’를 사실상 정해놓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유기준 의원은 “제가 듣기로 미리 집단지도체제인지, 단일성 지도체제인지 정하고 의총을 하나의 통과 의례로 생각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이어 “단일성 지도체제에서 뽑힌 대표가 당을 잘 운영하고 사심을 버리고 우리 당이 국민과 교감하는 정당이 되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뽑은 대표가 세종대왕이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연산군이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후보들은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반면 이에 못 미치는 후보들은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분리 선출할 경우) 최고위원에 출마하기엔 중량감이 있고, 그렇다고 대표가 되기엔 부족한 인사들이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분리 선출을 할 경우 한 사람만 당선되는 단일성 지도체제는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2등 혹은 3등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입성해 21대 총선의 공천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한국당은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체제와 관련한 의견을 수렴, 단일안 도출을 시도한다. 이어 17일엔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당헌당규에 해당 안을 못박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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