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필상 박사 별세, 180억 기부했다 140억 증여세 폭탄 왜?…소송 스트레스 건강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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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1-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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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필상 박사[사진=연합뉴스 제공]

180억원을 기부했다가 140억원대 증여세 폭탄을 맞았던 황필상 박사가 31일 별세했다.

서울 청계천 판자촌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황 박사는 1973년 26세 늦은 나이로 아주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했다.

국비 장학생으로 프랑스에서 공부하면서 박사 학위를 땄다. 1984∼1991년에 한국과학기술원(현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이후 황필상 박사는 1991년 생활정보신문인 '수원교차로'를 설립하며 많은 돈을 벌었다.

그러다 2003년 황 박사는 수원교차로 주식 90%(10만8000주)를 모교 아주대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시가로 180억원에 달하는 액수다.

아주대는 기부금으로 '황필상 아주 장학재단(현 구원장학재단)'을 설립해 대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연구비를 지원했다.

하지만 세무당국은 2008년 황 박사의 기부에 대해 140여억원을 증여세를 부과했다.

공익 재단에 주식을 기부할 때 전체 발행 주식의 5%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최고 50%의 세금을 물리도록 하는 상속증여세법을 적용한 것이다.

황 박사와 재단 측은 "명백한 장학지원 활동과 투명한 운영이 드러나 있는데도 거액의 세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7년 넘게 진행됐다.

1심은 황 박사의 기부를 증여세를 회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 없다며 황 박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2심에서는 경제력 승계 위험성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세금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대법원에서 지난해 4월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에까지 거액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황 박사는 마지막까지 나눔을 실천했다. 그는 1994년 아주대의료원에 시신 기증 서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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