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저격수' 민주당 워런 상원의원, 2020년 대선 출사표…"중산층 박탈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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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9-01-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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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대기업·부자 개혁 주장…"'포퓰리스트 경제학' 유권자 호응"

미국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트럼프 저격수'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이 2020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진보성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척점에 서 있는 워런의 출사표는 트럼프의 재선가도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1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전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과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2020년 대선 출마를 위한 사전캠페인단(exploratory committee)을 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선 출마 여부를 가늠하겠다는 것인데, 사실상의 출마 선언으로 읽힌다.

워런 의원은 영상에서 "나는 평생 내가 출마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미국 중산층이 박탈당하고 있다"며 마음이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싸움을 벌이는 건 일하는 가정들이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인들이 규칙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억만장자와 대기업 무리가 장악한 정부 아래서 고통받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헬스케어, 학자금 대출, 정부와 대기업의 부정부패 등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저격수로 불릴 만큼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그는 무엇보다 월가 금융 대기업에 대한 개혁을 주장해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월가 개혁을 위해 만든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특보를 지내며 월가 금융기업들을 떨게 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버드대 교수 출신으로 파산법과 소비자보호 분야를 주로 다뤘다. 소득 불균형 해소를 위한 부자 증세, 대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의 주장도 트럼프 행정부 정책과 엇갈린다.

민주당 성향 컨설턴트인 매리 앤 마시는 블룸버그에 "워런은 모두가 그것이 멋지다고 생각하기 전부터 '포퓰리스트 경제학'을 해왔다"며 "그는 이 순간을 충족할 배경과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워런 의원이 이미 오래 전부터 평범한 유권자들이 지금 원하는 경제정의를 추구해왔다는 얘기다.

덕분에 워런 의원의 강력한 풀뿌리 모금조직은 경쟁자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을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가 상원에서 모아둔 후원금이 1250만 달러(약 140억원)로 잠재적 대선 경쟁자들보다 많다는 설명이다. 모두 합법적으로 대선 자금으로 쓸 수 있는 돈이다.

다만 워런 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이 시작되는 2020년 2월이면 나이가 70세에 이른다는 점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흑인 유권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런 의원이 지난 10월 원주민(인디언) 혈통을 증명하는 DNA 분석 결과를 공개한 데 대한 뒷말도 여전히 많다. 워런이 DNA 분석 결과를 공개한 건 트럼프 대통령이 원주민 혈통을 주장하는 그를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한 데 대한 대응이었는데, 혈통으로 미국 원주민 정체성을 주장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많다.

민주당 내 경선 레이스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베토 오루크 하원의원, 카마랄 해리스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 쟁쟁한 인물들이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전파를 탈 예정인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그(워런)와 맞서게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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