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월효과' 물건너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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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12-2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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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일본 도쿄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2만선 아래로 떨어진 닛케이지수가 표시돼 있다. 지수가 2만선을 밑돈 것은 1년여 만에 처음이다. [사진=연합뉴스]


벌써 '1월 효과'가 물 건너갔다는 걱정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새해 경기를 걱정하느라 투자심리가 전 세계적으로 움츠러들었고, 미국 정정 불안까지 점입가경이다. 그나마 주가지수가 일찌감치 조정을 받았다는 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잦아들지 않는 '셀 코리아'

해마다 1월이면 돈이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올해에는 코스피가 연초 2600선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반대로 내년 1월에는 이럴 조짐이 안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과 개인은 12월 들어 코스피에서 각각 5536억원, 1조29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 1조5054억원을 샀다. 코스피가 이 기간에만 2%가량 하락한 이유다.

'트럼프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싼 갈등으로 연방정부를 부분 폐쇄(셧다운)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시킬 방안을 찾는다는 논란마저 불거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셧다운이 올해만 세 번째지만, 이번에는 장기화 조짐도 보인다"며 "그럴 경우 미·중 무역협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20~22일 미국 연방정부가 처음 셧다운에 들어갔을 때 코스피는 0.72% 하락했다. 두 번째 셧다운이 이뤄진 2월 9일에도 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달 24일에는 코스피가 0.31% 내렸다. 셧다운이 길게 발목을 잡지는 않았지만, 그때그때 악재로 작용해왔다.

미국 다우와 S&P500, 나스닥도 현지시간 24일 나란히 2% 넘게 내렸다. 세 지수가 모두 성탄절 전날 1% 넘게 하락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 여파로 일본 닛케이지수는 성탄절 당일 5% 넘게 빠졌다.

국내 상황만 봐도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반도체산업 전망이 나빠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이를 반영해 4분기 상장법인 영업이익 추정치를 한 달 전보다 6%가량 하향 조정했다. 마찬가지로 내년 1분기 예상치도 6% 넘게 줄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요국 부양책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추이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복귀가 관건"이라며 "내부 여건만으로는 증시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셧다운 충격 길지는 않을 것

사실 셧다운은 1976년 이후 20차례 넘게 일어난 흔한 사건이다. 올해 2월 셧다운이 발생한 다음 코스피는 한 달 만에 5%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개 셧다운은 2~3일 안에 해결되는 단기 이벤트"라며 "금융시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화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겠지만 확률은 낮아 보인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의회가 내년 1월 3일 새로 출범한다"며 "셧다운을 지속시키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즉, 성탄절 연휴를 빼면 셧다운이 영향을 미칠 기간은 4영업일에 불과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 조정 이유를 셧다운에서 찾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애초 성장률 둔화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라며 "시장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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