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대내외 악재 속 내년 투자 줄인다···'비상경영' 체제 돌입

김지윤 기자입력 : 2018-12-17 06:35

삼성 화성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반도체 시설투자를 축소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약 80%를 차지하는 반도체의 업황 둔화가 내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경기악화 등 대내외 악재가 겹쳐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의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더해지면서 재계는 삼성이 투자를 줄여 더욱 방어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 삼성, 올해 나홀로 투자 축소···내년 더 줄인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반도체 등에서 투자 규모를 축소할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설비투자에 올해보다 20% 감소한 180억달러(약 20조169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2년 연속 높은 성장세를 보인 D램 시장이 내년에는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평택 D램 라인, 중국 시안 낸드 투자 등을 미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시설투자 규모도 226억2000만달러(약 25조3434억원)로 지난해(242억3200만달러·약 27조1422억원)보다 7%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인텔은 올해 시설투자에 지난해보다 32% 증가한 155억달러(약 17조3755억원)를 투자했고, SK하이닉스도 작년 81억원 규모에서 올해 128억원으로 대폭 확대한 것과 크게 대비되는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D램을 비롯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올해보다는 나쁠 것으로 전망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세계 1위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가 경쟁업체들보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단순히 경제적 상황만으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뿐만 아니라 그룹의 혁신 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에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달말까지 국내 500대 기업의 M&A 실적을 조사한 결과 372개 기업 인수에 총 42조9090억원이 투입됐으며, 삼성전자가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사실상 이 수치는 삼성전자의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투자액만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서는 해외법인 등을 제외하고는 M&A 투자실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올해만 압수수색 11번째···경영 불확실성 커져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정치권과 검찰 등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한몫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최근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회계 감사를 담당했던 안진·삼정회계법인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서면서 삼성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투자 축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은 이같은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압수수색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로 향할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년간 정부나 기관들이 삼성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거나 경찰에 수사 의뢰 건수는 9건에 달한다. 이밖에도 올해만 압수수색을 11번 받았다. 또 임직원 상당수가 재판장에 출석해 증언을 해야하는 등 경영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삼성바이오 논란에 대해 "국제회계기준(IFRS)의 모호성 등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한 개선 보다는 일부 기업을 타깃으로 당국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압수수색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통해 삼성의 경영활동에 브레이크를 밟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투자에 나서라며 액셀도 밟고 있다"며 "하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투자가 위축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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