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보담' 편집노트 직접 쓰는 구자열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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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8-12-0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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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탈한 모습 드러나

구자열 LS그룹 회장[LS네트웍스]

최근 구자열 회장과 관련해 지인에게 들은 말이 있다. 자전거 타는 것이 취미인 이 지인은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이 자신의 가족을 식사 자리에 초대했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지인의 부인 등 가족들이 지난달 3일 열린 자전거 대회로 소백산 자락 120㎞를 달리는 '백두대간 그란폰도' 대회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부스를 만들어 간식을 나눠주던 모습을 본 구 회장이 이 가족을 식사 자리에 초대한 것이다. 일반인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구 회장의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그룹 회장의 권위를 내려놓고 사외보 편집주간 역할을 하면서 ‘보보담’을 만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행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구 회장이 편집노트를 쓰기 시작한 것은 2015년경부터다. 구 회장의 편집노트를 보면 그의 관심사 등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다.

구 회장은 설악산을 중심으로 한·중·일의 산과 신앙에 대해 살핀 내용을 실은 통권 30호 편집노트에서 “가을의 설악산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애써 모른 척했다. 대신 그 산속에 머물렀던 승려나 사대부들을 통하여 설악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찾았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머문 이들의 행각들이 자연 못지않게 아름답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고 썼다.

강화도를 중심으로 한·중·일의 관방(關防)유적을 살펴본 여름호에서 구 회장은 "강화도는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사뭇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카멜레온과 같은 섬이다. 우리의 전통 종교는 물론이고 유교와 불교 그리고 성공회와 개신교까지 다양한 종교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천원지방의 형태를 한 고조선의 참성단과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사찰 그리고 한옥 지붕에 십자가를 세운 대한제국시대의 성당과 일제강점기의 한옥 예배당에 이르기까지 강화도는 기존의 것과 새로운 것들이 서로 만나면서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서로에게 스며들어 스스로를 지키고 발전시킨 아름다운 섬"이라고 소개했다.

전남 화순을 다룬 봄호에서 구 회장은 "아파트가 가득 들어찬 도시에서 골목을 구경하기란 언감생심이 아닌가. 그 골목을 뛰어다니며 어린 시절을 지냈던 사람들은 누구나 골목의 아름다움을 기억할 것이다. 이때의 아름다움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다. 이젠 모두 어른이 되었을 골목의 추억을 간직한 이들이 그 추억을 곱씹으면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있을까. 그렇듯 화순은 고인돌이나 운주사처럼 내로라하는 문화유산보다 쉬이 드러나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이 더 많은 곳"이라고 했다.

조선 왕릉을 다룬 지난해 겨울호에서는 "사실 왕릉은 또래 사람들 가운데 서울이나 경기도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한 번쯤은 소풍으로 다녀왔을 만큼 소풍지로 인기였다. 그러나 이번에 책을 만들면서 어쩌면 그것이 왕릉과 멀어지게 된 까닭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소풍을 가면 그곳이 어떤 장소인지에 대하여 그 누구도 이야기해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 때문에 싸간 김밥을 먹고 두어 가지 게임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나중에 그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어, 나 거기 가봤는데"라고 말을 하곤 했다. 그곳에 대한 지식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말이다. 차라리 가 보지 않았다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라도 생겼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처럼 알게 모르게 등한시했던 조선왕릉이 이번' 보보담' 속에 가득하다. 봄이 오면 나부터 먼저 몇 곳을 골라 답사를 가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흐믓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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