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아무도 가지 않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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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8-11-2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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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 [사진=이노비즈협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속도와 유연성을 기반으로 시장과 소통하며 혁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서 한국은 세계 12위(2017년 기준)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반도체 등 기술집약적 산업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해 왔다.

하지만, 매일 새로운 기술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른 사람의 발자국을 빠르게 뒤쫓는 ‘패스트 팔로어’ 방식으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찾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한국의 수준은 아직 미약하다. 다보스포럼에서는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준비도를 세계 25위로 평가하고 있으며, 관련 핵심기술 능력에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이고 중국보다도 낮은 현실이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는 독일, 미국 등의 선진국은 이미 퍼스트 무버로서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독일의 경우에는 ‘인더스트리 4.0’이라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스마트공장을 선도적으로 도입하여 해당 산업을 이끌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히 독일 지멘스는 스마트공장을 단지 생산현장에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공장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표준화를 위한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나를 더욱 놀라게 했던 것은 스마트공장을 대하는 지멘스의 태도였다. 지난 4월 독일 지멘스의 공장을 직접 방문하여 스마트공장 핵심 생산라인을 직접 경험하고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예전에는 그들의 핵심기술을 숨기기에 여념 없었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핵심생산라인을 보여주고, ‘우리에게 맡기면 이렇게 혁신할 수 있다’는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자신들이 보유한 스마트공장 기술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으며, 향후 시장 확대를 통해 자신들의 기술을 전 세계 스마트공장 시장에서 표준화시키기 위한 큰 그림처럼 보였다.

이렇듯 세계적인 기업들이 스마트공장을 활용하여 4차 산업혁명의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해 나가고 있지만, 정작 IT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준비가 미흡하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스마트공장 구축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은 반면, 어떤 시스템을 어떻게, 어느 수준으로 도입할지 몰라 불안감이 높다.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스마트공장 보급도 기초 단계에 그치고 있으며 실질적 혁신 성과를 위한 고도화 등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스마트공장은 대기업만 가능한 것이라며, 중소기업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물론 예산이 부족하고 충분한 인력을 보유하지 못한 중소기업으로서 스마트공장이 어렵다고 느낄 수 있겠으나, 이미 해외 중소기업들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스마트공장 구축에 일찌감치 앞장서고 성과를 달성 중에 있다. 일례로 산업용 압축기를 제조하는 독일 ‘오토 보게’사는 2011년 자동화가 갖춰진 스마트공장을 건립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직업 재교육을 통해 직원의 역량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제조 기반의 기술혁신기업인 이노비즈 기업의 경우에도 생산 혁신을 위한 스마트공장이 매우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는데, 이노비즈 기업은 이미 ‘스마트공장 컨소시엄’을 자발적으로 구성하고 이에 맞춘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공장 구축과 관련된 우수 기술을 보유한 이노비즈 기업들이 모여 시스템 S/W와 산업용 컨트롤러, 산업용 네트워크 장비,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H/W 간 협업을 통한 이노비즈 기업 주도의 스마트공장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 환경에 맞게 최적화되고 전문화된 ‘중소기업형 표준 모델’을 수립하고, 기업의 현장에 맞게 커스텀마이징할 수 있도록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다.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이란 작품에서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들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우리 이노비즈 기업은 중소기업이 가기 쉽지 않은 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인 ‘중소기업형 스마트공장 플랫폼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길 끝에는 ‘중소기업 현장에 맞춘 스마트공장을 통한 생산 혁신’이라는, 모든 것이 달라져 있는 ‘비단길’이 펼쳐져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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