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韓·中 반도체 전쟁 심화…'독과점' 조사에 기술 따라잡기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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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1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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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삼성·하이닉스 등 반도체 반독점 조사 중요한 진전"

  • 양쯔메모리, 2020년 6세대 128단 낸드플래시 양산 목표

  • 韓 업계 "독과점 조사 발언 당혹스럽지만, 담합이유 전혀 없어 심각하지 않다"

[사진 = 아이클릭아트]


올해 대(對)중국 반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600억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중국의 한국 반도체에 대한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 반독점 당국이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3사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서 대량의 증거자료를 확보했다고 발표하고, 메모리 반도체 중에서 기술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낸드 시장에서는 한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우리 업계는 이번 반도체 가격 담합과 관련한 중국의 발언에 대해 반도체 업계가 담합할 이유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이는 다른 효과를 노린 보여주기식 의도가 있지 않느냐고 분석하고 있다.

19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1~10월 대중국(홍콩 포함) 반도체 무역수지는 약 600억852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 408억8581만 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46.8%(191억2271만 달러) 급증했다.

올해 누적 흑자 규모는 이미 지난해 521억1690만 달러를 넘어 600억 달러대에 진입했다.

대중 반도체 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중국도 어떻게든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우선 중국 정부가 내민 카드는 가격 담합을 이유로 한 '독과점' 조사다. 지난 16일 우전궈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반독점국장은 지난 5월 말 삼성과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독과점 행위로 입건해 조사한 결과 "대량의 증거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 회사에 대한 반독점조사는 이미 중대한 진전을 이뤘다"며 "다음에는 시장 지배적 지위 등에 관해 검토해 법에 따라 사건 조사를 진행하고,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지키고 소비자 이익을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64단 3D낸드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내년 3분기 중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어 2020년에는 96단 낸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128단 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일 SK하이닉스가 이른바 'PUC(Peri Under Cell)'를 도입한 96단 3D 낸드를 연내 양산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YMTC는 X스태킹 기반 64단 3D낸드가 시중에 유통되는 96단 3D낸드와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5세대 96단 3D낸드를 건너뛰고, 6세대 128단 낸드를 2020년 양산한다는 의미는 한국과 기술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이 같은 중국의 견제에 한국 업계는 당당한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5월 조사 이후에 추가 자료 조사라든지 상황 변화가 없었음에도, 증거를 확보했다는 발언이 나와 당혹스럽다"면서도 "3사가 담합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중국의 이런 발언은 다른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D램은 공급 부족이었다. 최근에 공장이 늘어나 조금씩 가격이 내려가곤 있지만, 시장가격은 수요·공급에 따라 이뤄졌고 3사가 공장을 100% 풀가동하는 상황에서 담합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같은 셋업 업체 등의 불만 고조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미국의 장비소재 수출금지에 대한 대응 △중국 반도체 굴기를 실현하기 위한 시간벌기 등을 이번 발언이 나온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특별히 조사한 게 없는데 증거를 잡았다고 발표한 것은 중국 업계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액션, 미국에 대한 경고나 대응, 중국 반도체 굴기를 위한 시간벌기라고 본다"며 "정부와 함께 공정하고 합리적인 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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