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조만간 부채로 전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동 기자
입력 2018-11-14 14:4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한국회계기준원, IASB 토론서 소개

[사진=한국회계기준원]


회계 기준 변경으로 은행이나 보험사가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이 오히려 부채로 전환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금융사의 건전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회계기준원은 14일 '자본 특성이 있는 금융' 포럼을 열고 최근 발행되는 하이브리드(Hybrid) 금융상품에 대한 회계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한원희 한국회계기준원 수석연구원은 금융상품의 부채와 자본 분류 원칙에 대해 시기와 금액 특성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가 청산되기 전에 현금이나 금융자산을 이전할 의무가 있는지(시기), 회사 성과나 주가에 관계없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할 필요가 있는지(금액)를 따져 분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날 포럼은 부채와 자본 분류를 다루는 현행 ISA 32 기준서가 신종자본증권 등 하이브리드 금융상품 분류에 미흡한 점이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IASB(국제회계기준위원회)는 한 수석연구원의 발표와 유사한 내용의 토론서를 발표했으며, ISA 32의 개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한 수석연구원은 최근 자주 발행되고 있는 신종자본증권도 부채 요소와 자본 요소를 복합적으로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발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도상환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 요소가 크다고 분석했다.

현재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은 대부분 발행 후 일정 시점에서 발행자나 투자자가 콜·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둘 줄 하나의 옵션이 행사된다면 신종자본증권은 확정된 원금과 누적이자를 지급하고 청산된다. 결과적으로 부채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주제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한상현 삼정회계법인 이사는 "이 같은 회계 기준을 적용하면 신종자본증권을 부채로 분류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텐데 국내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발행사 입장에서 큰 영향을 받게 될 텐데 이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태 우리은행 차장도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바뀌면 발행사의 부채비율이 악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신종자본증권이 부채처럼 운용되는 탓에 이런 분류법이 좀 더 타당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향후 회계 기준이 IASB의 발표문과 유사하게 변경된다면 국내 금융사는 건전성 유지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은행과 보험사는 최근 1~2년 동안 신종자본증권을 다수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그러나 회계 기준이 바뀌면 이 자본이 삽시간에 부채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세환 한국회계기준원 조사연구실장은 "토론서가 나왔지만 향후 피드백을 통해 기준이 변경될 수 있다"며 "설령 기준이 토론서대로 간다 하더라도 상당한 시간 이후 도입될 것이라 발행사 등이 대처할 시간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