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스페셜] K뷰티ㆍ푸드ㆍ패션… 국경 없는 유통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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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이서우·박성준 기자
입력 2018-11-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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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품, 亞 넘어 유럽ㆍ북미 공략 패션 브랜드, 해마다 두자리 성장

  • 유투버 사이엔 떡볶이 시식 인기 현지화 전략이 성공적 안착 열쇠

[이니스프리 도쿄 오모테산도에 일본 1호점 매장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이 발달하면서 기업의 경영환경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유통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글로벌 자율 경쟁 시장에 본격 시작됐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며 해외 직접구매(직구)·역직구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됐다. 이렇다보니 글로벌 시장 간 지리적 구분이 모호해지고 국경 없는 소비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K팝 대명사인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드라마 등 한국 문화 콘텐츠의 활약으로 K브랜드의 위상이 높아지자 이를 기회로 보는 시각도 많다. 한국 유통기업들은 K브랜드 앞세워 과감하게 무한 경쟁 시장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중국·미국 등 규모가 큰 시장에서 기반을 잡는데 집중했지만 지금은 미개척된 신시장에 대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상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지역 맞춤형 서비스 등 현지화 전략를 구사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한류가 빛을 발하면서 기업들이 K브랜드 인기와 제품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제품 생산부터 마케팅 판매 전 과정을 글로벌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중동 등 K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은 신시장이 늘어나면서 전망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K브랜드 선두주자 K뷰티, 신시장 개척… K패션도 신규 바이어 영입에 박차

K브랜드의 대표 선두주자는 K뷰티업체들이다. K뷰티는 한류열풍과 함께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로 전세계 화장품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지난해 사드 영향으로 중국에서 고배를 마신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중동 등 신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국내산 화장품으로는 처음으로 해외 수출을 달성하고 1990년대 초부터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추구했다.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00년대 이후 글로벌 시장 확장 및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은 2017년 전년 대비 7% 성장한 1조 8205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 성장한 1조 7,319억원을 달성했으며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설화수, 라네즈, 마몽드,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가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 제1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아모레퍼시픽그룹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줄은 선 모습 사진= 아모레퍼시픽 제공 ]


LG생활건강은 중국, 일본, 미국, 대만, 베트남 등 해외 법인이 진출해 있는 기존 시장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와 더불어 세계 20개 이상 지역에 진출해 있다. 이 회사는 1995년 중국에 첫 진출, 현재 상해법인을 중심으로 상해·항주·남경·북경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백화점 외에도 티몰, JD닷컴 등 온라인몰까지 입점해서 다양한 채널을 운영 중이다. 

지난 1997년에는 베트남 국영기업 보카리맥스사와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1998년 베트남 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과 2006년 고급화장품 브랜드인 ‘오휘’, ‘후’를 선보인 후 글로벌기업을 제치고 베트남 고급화장품시장 매출 1위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해 4월 트루 허브 코스메틱 브랜드 ‘빌리프’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17개국에 론칭하며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더페이스샵은 지난 2006년 요르단, 2007년 아랍에미리트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오만, 아르메니아, 바레인 등 6개국에 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미국, 중국, 일본, 태국,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몽골, 마카오, 홍콩, 카자흐스탄, 키르키즈스탄, 캐나다, 러시아 등 17개국에 180여 개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화장품 시장 1,2위인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올해 인도네시아와 중동,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설 계획이다"며 "지난 1월 진출한 인도네시아는 현재 13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대표 제품인 ‘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의 경우 1인당 2개로 구매 제한을 둘 정도다. 이러한 기세로 연내 16개 이상의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K뷰티와 함께 K패션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슈즈 전문 미디어인 풋웨어 뉴스는 '2018 올해의 신발'로 휠라 대표 어글리 슈즈인 '디스럽터2'를 선정하기도 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글로벌 남성복 브랜드 준지는 지난해 9월 HKTDC(홍콩무역발전국)가 6일부터 9일까지 주최한 홍콩의 최대 패션박람회 ‘센터스테이지(CENTRESTAGE)’의 게스트 디자이너로 선정돼 패션쇼를 진행했다. 

구호(KUHO)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미트패킹(Meatpacking) 지역에 위치한 ‘스탠다드(Standard) 호텔’ 옆 하이라인 테라스에서 2019년 봄여름 시즌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구호는 지난 2017년 봄여름 시즌부터 매 시즌 글로벌 패션 도시 뉴욕을 찾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 대비 70%에 육박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LF의 헤지스는 2007년 말 중국의 3대 신사복 보유 업체인 ‘빠오시냐오 그룹’과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하며 300여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헤지스는 2015년 6월 중국 굴지의 아동복 전문기업, 지아만사와 아동복 브랜드인 헤지스키즈에 관한 중국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30%씩 성장하는 24조원 규모의 중국 아동복 시장에도 진출했다.
 

[베트남 호치민 GS25 1호점 그랜드 오픈식 날 고객들이 점포에서 상품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한류열풍에 힘입어 동남아로 중심축 옮긴 유통업

소비자와 직접 맞닿아있는 유통업은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 현지의 법체계도 다를뿐더러 기존 업체들의 텃세도 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유통기업들은 한류열풍을 활용해 해외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초기 유통업계은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나섰지만 현재는 동남아로 중심축이 옮겨진 상태다.

해외시장 개척에 가장 적극적인 유통업체는 롯데마트다. 롯데마트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현지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뒤 동남아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베트남 1호점을 선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재까지 13개의 점포를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에선 현재 46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베트남‧인도네시아 매출을 살펴봐도 각각 2660억원과 1조1090억원을 기록해 상당한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

GS리테일의 GS25도 해외시장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의 입맛공략은 물론 물류시스템 확보가 만만치 않은 과제이지만 GS리테일은 과감하게 베트남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특히 브랜드수수료만 받으면서 사업의 관여도가 낮은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이 아닌, 현지회사와 지분을 합작한 조인트벤처 방식을 택했다. 

올 초부터 베트남에서 점포를 늘려가던 GS25는 11월 현재 20호점까지 오픈한 상태다. 10년 내 2000여개 까지 내다보고 있기 때문에 순조로운 확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단순히 점포의 확장에만 그치지 않고 기업의 신뢰도 확보와 인지도 향상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GS25는 현지인들의 인기를 사로잡기 위해 철저한 문화 분석을 통해 K푸드와 현지 음식을 즉석에서 조리해서 제공하는 즉석조리식품 카테고리를 차별화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내 한국라면 점유율 추이  [표 제공=신세계푸드]



◆ K푸드 해외진출 키워드 한류·할랄

식음료 업계의 해외진출은 ‘한류’와 ‘할랄’이 키워드다. 특히 포스트차이나로 불리는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 국내 식음료 업체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들 국가들은 해외 기업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위해 규제를 완화되고 있는 추세다. 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브랜차이즈는 제네시스 BBQ, 롯데리아,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 카페베네, SF이노베이션의 스쿨푸드, 할리스커피 등이다.

특히 뚜레쥬르의 경우 2007년 6월 베트남 1호점을 낸 이후 현재 3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품질 제품 외에도 무료 발렛 파킹 서비스 등을 적용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1위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CJ제일제당 역시 지난해와 올해 CJ Foods Vietnam(옛 킴앤킴)과 CJ Cautre(옛 까우제), CJ Minh Dat(옛 민닷푸드) 등 베트남 현지 식품업체 3곳을 인수한 데 이어 700억원을 투자해 현지에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다. 

라면 역시 수출증가량이 큰 품목 중 하나다. 베트남 라면 수입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 팔도, 삼양 등이 진출해 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열풍과 함께 한국식 매운맛이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라면을 넣어 끓이는 즉석떡볶이 등의 음식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유명 외국인 유튜버들도 ‘라이스케이크(rice cake)’란 단어 대신 ‘떡보끼(ddukbokki)’라고 발음하며 먹어보는 영상을 올릴 정도다.

할랄식품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꼽히는 말레이시아도 식음료 업체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수출액의 35~40%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올리고 있다. 농심 할랄라면 수출도 전년 대비 30% 신장했다. 신세계푸드가 말레이시아 현지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출시한 대박라면은 한 달 만에 200만개가 팔리기도 했다.
 

[준지 2019년 봄여름 시즌 파리 컬렉션 사진=삼성물산 제공]



 

베트남 롯데백화점 하노이점 헤지스 플래그십 매장 [사진= 헤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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