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쟁탈전] 블록체인 주도권 빼앗긴 韓···'A·B·C' 빠른 상용화로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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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8-11-15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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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인터넷망 강점···정부 가이드라인 제시해야 개발 속도

  • 민간기업 대상 정책적 인센티브 제공 등 구체적 이행 촉진 필요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블록체인 기술 도입 초기만 해도 선진국들은 한국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2000년대 초 세계적인 IT강국으로 빠르게 성장한 만큼 인적 자원이 풍부했고, 전문가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3년도 되지 않아 상황은 바뀌었다. 블록체인 기술 주도권은 미국과 중국으로 급속하게 쏠리고 있어서다. 글로벌 IT산업을 양분하다시피 하는 두 나라가 블록체인 기술확보를 위해 인재와 자본을 쏟아붓고 있다.

그동안 한국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ICO(암호화폐공개) 금지와 암호화폐 거래소 규제를 내세워 블록체인업체들의 발목을 잡았고, 국가 차원의 전략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대로 가다가는 그동안 IT 후진국에게도 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14일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일본·영국·호주·스위스·네덜란드 등에서 정부 주도의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금융·유통·물류 등 기존 산업구조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블록체인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쏠림현상은 단연 눈에 띈다.

블록체인 관련 특허출원 규모는 미국(497건)과 중국(472건)이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허출원의 질적 수준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해외출원 비율(44.98%)은 미국이 압도적인 선두지만, 2016년 이후 특허출원 건수는 중국이 미국을 제쳤다.

블록체인 기술은 표준화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참조구조·보안·스마트계약 등 블록체인 기반 분야와 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연동 등의 응용 분야까지 폭넓게 추진돼 지금 선제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글로벌 기업에 종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크게 눈에 띄지 않았던 호주·스위스·네덜란드 등도 블록체인 관련 공공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산업계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각종 규제에 걸려 제대로 된 '혁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블록체인 원천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에는 시동을 걸었지만 정부의 무관심 탓에 정확한 방향성도 잡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초기 주도권 싸움에 밀린 한국이 '블록체인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의 상용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블록체인이 기술 그자체로는 활용성이 적은 만큼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통한 확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서비스는 아직 초기단계라 기술이 완전히 적용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이는 곧 각 분야에서 정보를 공유하며 블록체인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나가면 충분히 생태계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이 인터넷 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ICT 산업이 발전하는 등 기초체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기회는 언제든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 ICO에 대한 규제를 발표하는 것도 긍정적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발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이만 명확해지면 기업들은 규제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추가적으로 민간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를 위해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정책적인 인센티브 제공, 산업별 협의기구 구성 및 구체적인 이행 촉진 등을 지원한다면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골든타임을 3년으로 보고 있다. 그 안에 블록체인이 다양한 기술과 결합해서 업(業)의 본질을 바꾸고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3년 안에 한국의 블록체인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서야만 한다는 의미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 탓에 제대로 된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한 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국내 시장의 문턱이 높은 만큼 국내에서 경쟁력만 확보해 놓으면 해외로 진출할 가능성도 많아지는 것"이라며 "스타트가 느린 만큼 새로운 신규 서비스 개발로 틈을 메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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