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중국판 스페이스X를 꿈꾸다” 우주로 뛰어든 중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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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0-30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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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책·자금 지원에…" 2015년부터 민간 우주발사기업 '우후죽순'

  • 아직은 美에 뒤처진 中···'미니위성' 발사에 집중

  • 中 민간우주기업 '3인방'에 쏠린 눈

10월 27일(현지시간) 발사된 중국 최초 민간 상업 위성 주췌-1호. 1·2단계 추진체 분리 뒤 3단계에서 오작동이 발생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민간 우주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과 두둑한 자금을 등에 업은 민간기업들이 올 들어 너도 나도 '중국판 스페이스 X'를 꿈꾸며 로켓 시험 발사에 나서고 있다. 중국 현지 경제지 중국증권보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 상업용 우주시장 규모가 1200억 달러(약 136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2015년부터 민간 우주기업 '우후죽순'

중국에 민간 우주기업이 처음 등장한 건 2015년이다. 미국 아마존 창업주인 제프 베이조스의 민간 우주발사업체 '블루오리진'과 미국 전기차 테슬라 창업주인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이미 2000년, 2002년에 설립된 것과 비교하면 훨씬 뒤처진 것이다.

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처음으로 '군민융합(軍民融合)' 구상을 밝한 게 직접적 계기가 됐다.  군민융합은 군수산업에 민간 첨단기술을 적극 도입하자는 뜻으로, 사실상 우주항공 분야를 민간에 개방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후 군민융합은 국가전략으로 업그레이드돼 추진되기 시작했다. 중국 기업인들도 우주개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우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사실 중국기업들은 후발주자다.  우주산업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인 스페이스파운데이션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우주경제 규모가 3835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 중 상업용 우주시장이 76%를 차지했다. 향후 수년간 상업용 로켓발사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스페이스X', '블루오리진'의 성공도 향후 전 세계 상업용 로켓발사 시장 발전 가능성이 얼마나 무궁무진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국 우주개발을 대표하는 기업은 중국항천과기집단과 중국항천과공집안, 두 곳으로 모두 국유기업이었다. 이들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고궤도, 대용량 로켓 발사 등에 주력하면서 사실상 중저궤도 위주의 소형 상업용 위성 시장을 커버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국 내 수많은 상업용 위성이 발사되기 위해선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이에 따라 2015년 원스페이스(중국명 링이쿵젠·零一空間), 랜드스페이스(란젠쿵젠·藍箭空間)을 시작으로  아이스페이스(싱지룽야오·星際榮耀), 싱투탄숴(星途探索), 주저우윈젠(九州雲箭), 링둥페이톈(靈動飛天), 선란항톈(深藍航天), 싱허둥리(星河動力) 등 민간 우주기업들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관영 신화통신은 앞서 5월 지난 3년간 중국에 60개 기업이 상업용 우주시장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투자금도 물밀듯 들어왔다. 중국금융투자망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1년간 7개 중국 민간 우주기업이 유치한 투자액은 모두 16억6000만 위안(약 27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최대 규모가 엑스페이스(중국명·항톈커궁 航天科工)으로 A시리즈에서만 12억 위안을 유치했다.

◆ 아직은 美에 뒤처진 中···'미니위성'에 집중

2017년 전세계 궤도위성발사 시도[자료=스페이스파운데이션, 블룸버그]


물론 중국 민간 우주업체들은 아직까지 기술력 등 방면에서 미국에 크게 뒤처져 있다. 하지만 발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홍콩 위성시장조사업체 오비털 게이트웨이 컨설팅사 창시자 블레인 커시오는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BBW)를 통해 "중국기업이 스페이스X와 경쟁에서 이기지 못할 장애물은 기술적 측면에서는 없어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중국이 따라잡지 못할 것 같은 분야에서 항상 따라잡는 걸 봐왔다"며 중국 민간 로켓시장 발전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BBW는 중국 우주개발기업들이 200파운드(약 100㎏) 미만의 기상·통신·내비게이션용의 미니위성 연구개발 발사에 집중하는 게 아마도 경제적 효익 방면에서 좋을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 등은 이미 고기술을 요하는 중대형 용량 로켓 발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의 팰컨 로켓의 경우 적재중량만 6만㎏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니위성 시장 전망도 밝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유로컨설트는 오는 2027년 미니위성 발사 시장 규모가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는 1억 달러에 불과했다. 

◆ 중국 민간우주기업 '3인방'은···

[사진=중국 민간우주발사기업]


중국 민간우주기업을 대표하는 '3인방'을 꼽으라면 랜드스페이스, 원스페이스, 아이스페이스를 꼽을 수 있다. 

2015년 설립된 랜드스페이스는 중국 민영기업 최초로 궤도 진입 로켓 발사를 시도한 업체다. 지난 10월 27일  고비사막에 위치한 저우취안 위성발사센터에서 랜드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3단 소형 발사체 ‘주췌-1’을 발사했지만 마지막 3단 로켓의 페어링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실패했다.

하지만 랜드스페이스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지난 4월까지 모두 5억 위안 투자금을 유치한 랜드스페이스는 장창무(張昌武) CEO 지휘 아래 170명 로켓전문가, 엔지니어들이 모여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상하이에 5억 위안을 들여 공장도 설립한 랜드스페이스는 향후 이곳에서 매년 15개 액체추진로켓을 생산하고, 최대 200개 로켓 엔진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에 설립된 또 하나의 민간우주기업은 원스페이스다. 베이징에 소재한 기업은 모두 200명 정도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만 8억 위안에 달한다. 장쯔이(章子怡), 리빙빙(李冰冰) 등 중국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벤처캐피털 '스타VC'도 주요 투자자다. 원스페이스는 올해에만 두 차례 준궤도 비행 로켓을 발사해 모두 성공했다. 충칭에 공장을 설립하는 원스페이스는 오는 2020년까지 연간 30~50대 로켓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설립된 아이스페이스는 샤오미(小米) 산하 순웨이캐피털이 투자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현재까지 유치한 투자금은 6억 위안에 달한다. 지난 달 3개 테스트 위성을 고체연료 로켓에 탑재해 준궤도에 발사한 경험도 있다. 아이스페이스는 향후 비용이 더 저렴한 액체산소와 액체메탄(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로켓을 연구개발해 오는 2020년 발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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