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7위안' 마지노선 바짝…" '투기세력'에 경고한 中 인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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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10-28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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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궁성 부행장 "환율 안정 위한 풍부한 경험과 정책 수단 보유" 강조

  • 올 들어 달러 대비 6% 넘게 하락한 위안화

  • 中 당국, 외환보유고 풀어 환율방어 나설까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 국장[자료=바이두]


미·중 무역전쟁,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중국 당국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을 위협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즉각 시장 불안 잠재우기에 나섰다.

판궁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 국장이 지난 26일 국무원 정책 정례 설명회에서 "중국은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에서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할 기초와 능력,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경제참고보, 홍콩 명보 등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판 부행장은 특히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려는 투기 세력을 향해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몇 년전 위안화 투기세력과 시장에서 맞붙었던 적이 있다"며 "우리는 이미 서로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 부행장은 “인민은행은 지난 수년간 환율 파동에 대응해 오면서 풍부한 경험과 정책적 수단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맞춤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판 부행장은 "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무역마찰로 인한 시장 자신감 등 때문에 위안화 환율이 어느 정도 평가절하됐다”며 위안화 환율이 시장 수급과 국제외환 시장 파동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판 부행장은 “이미 인민은행이 앞서 수차례 강조했듯, 중국은 책임 있는 대국으로 경쟁적으로 환율 평가절하를 하지 않으며, 위안화 환율을 무역전쟁 등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중국 경제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중국경제 펀더멘털은 안정적이고 거시 레버리지(부채) 비율도 기본적으로 안정적이고, 재정 금융 리스크도 전체적으로 통제 가능하며, 올해 국제수지도 대체적으로 균형 잡혀 있고, 외환보유고도 충분하다”며 “이는 위안화 환율이 기본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본적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러 대비 추락하는 위안화 가치. [자료=인민은행]


인민은행 고위급 관료가 직접 나서서 이처럼 시장 불안을 잠재운 것은 올 들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치솟으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7위안 선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실제로 이날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6.9510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2017년 1월 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지난 23일부터 4거래일에 걸쳐 모두 0.4% 오른 것이다.  위안화 환율이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다.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이날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장중 최고 6.9770위안까지 치솟았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2017년 1월 초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날 역내 외환시장에서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은 장중 2008년 5월 이래 최고치인 6.9682위안까지 치솟았다. 다행히 판 부행장의 발언 이후 어느 정도 안정세를 되찾으며 달러당 6.94위안대에서 거래는 마감됐다. 

올 들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중 무역전쟁 여파,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미·중 금리차 축소 등 영향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줄곧 약세 행진을 보였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올 들어 6% 넘게 하락했으며, 4월 최고점 대비로는 10.7% 폭락해 7위안 마지노선에 근접해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방대한 외환보유고를 동원해 달러당 7위안 선 사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앞서 보도하기도 했다.  7위안 선이 무너지면 중국 자본유출 우려가 확산되며 위안화 절하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지난 2016년 중국 증시 폭락으로 중국 시장에서 자본 유출이 가속화했을 때에도 위안화 가치는 급락했지만 달러당 7위안 선은 무너지지 않았다. 

다만 대내외 환경이 워낙 위안화 환율 안정에 불리한 만큼 달러당 7위안 선이 무너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티머시 모 아시아 거시연구 부문 공동 책임자는 지난 24일 미국 CNBC에 출연해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6개월 뒤 7.1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UBS은행도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3개월 뒤 7.0위안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후 6개월 뒤, 12개월 뒤 각각 7.1위안, 7.3위안 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 긴장감이 지속되고,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한층 확산되고,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 것이란 게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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