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꺾인 강남] 호가 떨어진 급매물 속속 등장...'강남 대장주' 은마도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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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은 기자
입력 2018-10-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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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2m² 호가 19억원선도 무너져...최근 실거래가 18억8000만원

"전화로 설득하면 그 자리에서 호가를 1000만원정도 더 내리는 분들도 나옵니다. 아직 전용면적 76m²는 대부분 17억원대 초중반을 호가하지만 집주인 열 명 중 두세 명은 심리적 압박에 흔들리는 것 같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S공인중개업소 대표)

 지난 주말인 27일 찾은 강남 일대 분위기는 집값이 한창 상승세를 타던 지난 6~9월과는 딴판이었다. 매수자, 매도자 모두 많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간혹 나오는 매물은 호가 하락세가 뚜렷해졌다. 실제로 지난 2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처음으로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값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매수대기자들은 떨어진 호가에도 만족스럽지 못한 모양새다. 지난 6월경부터 대책 직전까지 오른 가격이 최근 떨어진 호가보다 훨씬 높다는 판단에서다. 호가가 떨어진 급매물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매수대기자들의 콧대가 높아졌지만 아직 급매물이 쏟아지는 상황까지 온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은 대책 직후와 다를 바 없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호가 떨어진 급매물 속속 등장…매수대기자 “좀 더 떨어져야”

대치동 재건축 아파트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9·13 부동산 대책 전후로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에는 급매물이 한두 개씩 터져나오며 뚜렷한 호가 하락세를 보였다. 은마아파트 인근 S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m²의 호가는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9억원에 육박했으나 9·13 부동산 대책이 터진 후 한동안 냉각기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17억원까지 떨어졌다.

급매물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매수대기자들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은마아파트 인근의 또다른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사려는 분들은 전용면적 76m²의 경우 16억~16억5000만원까지는 호가가 떨어져야 매수 용의가 있다고들 말한다"면서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최근 호가가 19억원까지 떨어졌는데 실거래는 그보다 낮은 18억8000만원에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우선미(우성·미도·선경아파트)의 분위기도 이와 유사했다. 네이버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20일 선경아파트 전용면적 84m²짜리 매물이 23억원에 등록됐다. 선경1차아파트 인근의 D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용면적 84m²의 경우 8월만 해도 집주인들이 25억원에도 안 판다고 했던 평형”이라며 "매수대기자는 호가가 더 떨어질 걸 기대해 물건을 사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개포동은 대치동보다 낙폭이 크진 않지만 호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개포주공5단지 인근의 W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용면적 83m²는 19억5000만원에서 19억~19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다"며 "대략 2000만원~5000만원정도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세와 매도세 모두 뜸하고 가끔 급한 분들만 내놓는데 사는 사람은 관심이 없다”며 “앞으로는 대책 이전처럼 집값이 급격하게 오를 거 같지 않으니 당장 사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호가가 내리긴 했지만 아직 가격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38억5000만원에 달했지만 이번주 33억원짜리 매물이 확인됐다. 인근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 호가도 대책 전 28억원에서 이번주 26억원으로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윤지은 기자]


◆아직 버티는 집주인, 호가 더 떨어질까

호가 하락세가 가시권에 들었지만 급매물은 한두 건씩 나올 뿐 쏟아지는 수준은 아니라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의 전언이다. 강력한 대출규제와 세금규제로 매수자와 매도자의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거래 자체가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하지 않은 집주인들이 ‘버티기’에 들어서는 경우가 호가를 내리는 경우보다 아직은 더 많다는 관측도 나온다.

은마아파트 인근의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6~9월에 매수한 분들은 호가가 떨어진 것보다 집값 오름폭이 더 컸기 때문에 조금 더 버텨볼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거래될 만한 물건은 이미 거의 거래됐고 집주인 대다수는 대책 나온 후 임대사업자 등록을 마친 상태라 '임대사업자 최소 임대 의무기간인 4년만 버티자'는 생각이 완연하다”고 말했다.

선경1차아파트 인근의 D공인중개업소 대표도 “여기는 대형단지가 아닌데다 지난 4년간 팔릴 물건은 다 팔렸다”고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도곡렉슬아파트 전용면적 59m² 12층짜리 매물은 지난달 말 14억9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6일엔 같은 면적 1층짜리가 13억6500만원에 팔렸다. 이에 대해 도곡렉슬아파트 인근의 공인중개업소 대표들은 "이례적인 경우"라며 "저층 매물인데다 집주인이 다른 집을 계약해 잔금을 치러야 해서 싸게 내놓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전경[사진=윤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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