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언론인 실종 두고 지정학적 긴장↑.."유가 100달러 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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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0-1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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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경제 제재시 보복 나설 것"..원유 무기화 우려

8일(현지시간) 인권단체 회원들이 이스탄불 소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 앞에서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카슈끄지는 사우디 반정부 성향의 언론인으로 지난 2일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행방불명됐다. 터키 수사당국은 카슈끄지가 사우디 왕실의 지시로 암살단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사진=로이터/연합]


반정부 성향의 사우디 언론이 실종 사건을 둘러싸고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 왕실의 암살 지시 의혹이 제기된 뒤 서방의 비판이 고조되자 사우디는 세계 경제를 재앙에 빠뜨릴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시장도 흔들렸다. 사우디의 경제개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사우디 증시는 14일(현지시간) 7% 이상 폭락했고,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에 15일 국제유가도 1% 이상 뛰었다.

암살설을 전면 부인하는 사우디는 카슈끄지 실종 사건으로 경제 제재를 받을 경우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슈끄지 실종의 배후 세력에는 “가혹한 처벌”이 있을 것이라며 제재를 경고한지 하루 만이다.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 관리는 14일 사우디 관영매체 SPA를 통해 “사우디는 경제 제재건 정치적 압박이건 왕국에 위협하는 모든 시도를 거부한다”면서 “그 어떤 위협이건 그보다 더 큰 대응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세계 경제에서 효과적으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즉각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퍼졌다.

일본정부 산하 싱크탱크인 경제산업연구소(RIETI)의 후지 가즈히코 선임 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사우디 우려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사우디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이란산 원유 감소분을 대신 공급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쓸 경우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여파로 15일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3% 뛴 배럴당 81.50달러에 거래됐다. 

유가 상승은 전 세계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 자칫 고유가로 인해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안 그래도 취약한 신흥시장 위기는 더 심화될 수 있다.

사우디 소재 알아라비아TV의 투르키 알다킬 대표 역시 14일 기고문을 통해 사우디 제재 시 세계 경제가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위협했다고 CNBC는 전했다.

알다킬 대표는 14일 기고문에서 “만약 미국이 사우디에 제재를 가할 경우 우리는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경제적 재앙에 맞딱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우디가 750만 배럴의 산유량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 국제유가는 80달러를 넘어 100달러, 200달러까지 치솟아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석유수출국(OPEC)에 유가가 너무 높다면서 유가를 내릴 것을 거듭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사우디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수출을 막는 제재 부과를 앞두고 있어서 더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 제재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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