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엔터프라이즈] 지배구조 안정적인 '우등생' 한화금융···승계작업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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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10-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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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없는 금융그룹 중 삼성 이어 2위

  • 비금융계열사 의존 낮아 규제 영향 미미

  • 경영 승계로 지분구조 흔들릴 수 있어

[사진=한화그룹 각 계열사]


통합감독 대상인 7개 금융그룹 중 한화금융그룹은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삼성금융그룹의 장점인 규모 등을 제외하고 살펴본다면 한화금융그룹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금처럼 대형 금융그룹에 대한 규제가 속속 도입되는 시점이라면 한화금융그룹의 뛰어난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그러나 한화그룹도 3세 세대교체가 임박해 있다. 지금의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금융그룹은 이번 세대교체 흐름을 큰 문제없이 넘겨야 한다.

한화금융그룹은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그룹 중 규모 면에서 단연 2위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금융계열사 10곳의 자산 합계는 132조5816억원, 순이익 합계는 7853억원 수준이다. 1위 삼성금융그룹과의 차이는 상당하지만 다른 3위권 금융그룹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규모다.

한화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생명은 오랜 기간 생보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한화손보와 한화투자증권, 한화저축은행 등도 해당 업계에서 중상위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화금융그룹은 계열사로 '은행'이 없다는 약점 아닌 약점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실제로 한화금융은 지난해 출범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케이뱅크 설립에 주주로 참여해 9.4%의 지분을 보유(한화생명)하고 있다. 은행을 보유하지 않은 금융그룹 중 인터넷은행 주주라는 가장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케이뱅크와 협업도 순조롭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모바일 방카슈랑스(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의 보험상품 판매) 판매를 시작했는데 여기에 한화생명의 상품이 포함됐다.

금융권 전문가가 평가하는 한화생명의 가장 큰 강점은 안정성이다. 금산분리나 핵심 계열사에 대한 의존 문제가 있는 다른 금융그룹과 달리 한화금융그룹은 최근 '금융그룹 통합감독' 등 규제 도입의 영향이 가장 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온 덕이다. 금융 전문가들이 한화금융그룹을 '우등생'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화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핵심 계열사인 한화생명을 한화와 한화건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등이 지배하고 있다. 지배구조 하단에 위치한 덕에 금융사를 통해 산업계열사를 지배한다는 눈총을 받지 않아도 된다.

한화생명은 한화손보의 지분 과반수(51.36%), 한화자산운용 등 대부분 금융사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대부분 금융계열사를 이끌어가는 구조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한화첨단소재 등의 지배를 받고 있어 한화생명과 연결되지는 않는다.

결과적으로 한화금융그룹은 산업부문에 대한 지분 출자가 미미해 비금융계열사로부터 위험 전이 가능성은 낮다. 비금융그룹 출자액은 사실상 제로 수준이며, 금융그룹 내부의 출자액도 5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규제나 금산분리 논의의 영향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지배구조는 조만간 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와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중심으로 경영승계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재계와 금융권에서는 차남인 김 상무가 한화금융그룹을 승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경우 현재 한화생명 최대주주인 한화건설이나 한화갤러리아 등과의 지분구조 변경이 불가피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금융그룹은 단점을 찾기 어려운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금융그룹"이라며 "다만 피할 수 없는 승계 문제가 곧 닥쳐올 것으로 보여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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