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다가오는데…유통업계, 되살아난 ‘메르스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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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8-09-11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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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년 6월 백화점 매출 12% 급감…면세점·쇼핑몰도 발길 '뚝'

  • 최대 잠복기 2주가 고비…방역 구멍 뚫리면 내수침체 불보듯

10일 오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격리 치료 중인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메르스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백화점·대형마트·호텔 업계의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여가·문화 활동이 10% 이상 급감하면서 심각한 내수 침체를 겪었던 악몽 때문이다. 

1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확진환자 A씨(61)와 2m 이내에 있던 밀접 접촉자가 21명으로 집계되면서 향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인 향후 14일 동안 보건당국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경제적 영향의 성패도 갈릴 전망이다.

유통업계는 무엇보다 추석명절 대목에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들까 염려하는 눈치다. 메르스의 발병 특성상 다수의 이용객이 오가는 백화점이나 할인점, 쇼핑몰 등 대형 유통시설을 기피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전국 각지의 축제나 대형 행사가 일제히 취소되는 한편 백화점 매출액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당시 첫 환자가 발생한 5월 이후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하면서, 전국은 메르스 공포에 휩싸였고 같은 해 6월 한 달간 백화점 매출액은 직전 연도 대비 12% 급감했다. 대형마트 또한 매출이 10% 줄었다. 

한국을 방문하는 여행상품의 예약 또한 대거 취소사태를 빚으면서 면세점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당시 방한 관광객은 6월 첫째 주에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한 이후 넷째 주에는 감소폭이 59.8%로 뚝 떨어졌다. 여름철 특수를 누려야 할 대형쇼핑몰에는 한동안 고객의 발길이 아예 끊어지기도 했다.

다만 대면 접촉이 필요없는 온라인 쇼핑몰 등의 매출은 전년보다 13.4%, 메르스 이전보다 8.2% 늘었다. 그럼에도 오프라인 매출 감소를 상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6월은 휴가철을 앞둔 비수기 시즌이기도 했지만 메르스 발병으로 인해 외부활동을 꺼리는 이들이 늘면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번에는 정부와 민간 병원의 초기 대응이 빨라 큰 염려는 없지만, 추후 메르스 확진 환자가 늘어나면 추석까지 내수 침체가 우려된다”고 전했다.

유통업계는 당장 다가올 추석 시즌과 추석 직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대형 쇼핑 이벤트 등이 이번 메르스 사태로 악영향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그러면서도 이미 3년 전 학습된 내용을 바탕으로 매뉴얼에 따른 태스크포스(TF) 가동에 나서기도 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번 메르스를 경험한 터라 매장 내 위생조치 등 대응 매뉴얼이 마련돼 있다”면서 “확진환자 발생 소식 이후 TF를 꾸려, 고객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점검체계를 살피고 대응에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2015년 메르스 사태로 그해 1분기 민간소비는 0.9%(전분기 대비) 증가에서 2분기 -0.3%로 추락했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분기 0.8%에서 2분기엔 0.4%로 반토막이 났다.

정부는 경기 회복을 위해 11조5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대응에 나섰으나 내수 부진이 계속돼 하반기 경제 지표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메르스 발생 초기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등은 지난 8일 확진 환자로 판명난 A씨, 그와 밀접 접촉한 21명의 명단을 확보해 10일 자택과 시설 등에서 격리 중이다. 이들 21명의 거주지는 서울 10명, 인천 6명, 경기 2명, 부산 2명, 광주 1명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고 비상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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