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 ③"에어비앤비 법제화, 숙박업계 파이 키워…상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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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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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현 에어비앤비 한국지사 정책총괄 인터뷰

  • 개별여행 증가…현지화·다양성 강점

  • 공유숙박 플랫폼→여행 플랫폼으로 도약 중

이상현 에어비앤비 한국지사 정책총괄이 최근 서울 을지로 사무소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에어비앤비 등 공유숙박업의 법제화와 오해 및 편견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에어비앤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많다. 제도권 편입을 통해 공유숙박이 활성화되면 지역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만난 이상현 에어비앤비 한국지사 정책총괄은 외국인관광객이 서울에만 몰리는 이른바 '쏠림 현상'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가 기존 한국 숙박업계에 위협이 될 것이란 생각은 '기우'라는 말도 덧붙였다.

에어비앤비는 '공유경제' 개념을 사업화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특히 '현지화'와 '다양성'을 내세워 개별여행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패키치 단체 관광에서 개인의 개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여행 방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현 정책총괄은 "미국의 관광 전문지 스키프트는 '2018년 관광을 정의하는 메가트렌드' 보고서에서 에어비앤비의 사례를 들어 '개개인에게 맞는 경험을 상품으로 제공하려 한다'고 밝혔다"며 "에어비앤비는 관광시장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날갯짓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관광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공유숙박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논의가 진척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장벽은 기존 숙박업계의 반대다. 대한숙박업중앙회는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유숙박의 법제화를 반대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사실상 호텔보다는 모텔·여관 운영자들의 반대가 거세다.

이에 대해 이 정책총괄은 한때 유행했던 캠핑을 예로 들어 "당시 펜션업계가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했지만, 사람들이 캠핑과 별개로 여행을 즐기면서 기우에 그쳤다"며 "에어비앤비도 소비 타깃이 달라 오히려 숙박업계 파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공유숙박 제도화 논의는 2016년부터 추진됐다. 현행법상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 플랫폼을 통해 숙박업을 할 경우 상황에 따라 합법과 불법이 구분된다. 등록 시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 또는 한옥체험업·농어촌민박업인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전자로 등록했다면 내국인을 받는 행위 등은 불법이 된다.

문제는 등록업 구분의 취지나 목적이 공유숙박을 위한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음식을 어울리지 않는 그릇에 담는 것과 같다는 게 이 정책총괄의 말이다.

그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고, 규제 받길 원한다"며 "호스트들이 180일 이상 공유해도 되는지 물어오는데 확실한 답을 줄 수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여기서 180일은 본인이 거주하는 주택으로 공유숙박업을 할 때 공유일 수를 제한하는 방안이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규제프리존특별법과 관관진흥법 개정안이 해당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가 관광진흥기본계획에 따라 별도로 마련 중인 '관광숙박진흥법(가칭)'도 큰 틀은 비슷하다.

다만 180일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올해 6월부터 공유숙박을 제도화한 일본의 기준을 참고한 것이다.

이 정책총괄은 "다양한 여행객과 여행방식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유숙박이 있어야 한다"며 "서울에 집중되는 관광객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데에도 주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이 없는 지역에 추가로 짓는 것보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한국 특유의 '정(情)' 문화를 보여주기에도 좋다고 전했다.

한편 에어비앤비는 숙박공유 플랫폼에서 여행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숙소 이외에 '트립', '레스토랑' 항목을 운영 중이다.

그는 "종종 강연할 때 에어비앤비를 사용해 본 사람이 있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며 "사용 여부의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에어비앤비는 단순히 집을 공유하는 데서 나아가 그 나라 또는 지역의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며 "공유숙박 활성화로 한국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들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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