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수애부터 설현까지…변화하는 영화계, 능동적 '걸 크러시' 캐릭터가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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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8-09-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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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상류사회', '물괴', '안시성' 캐릭터 포스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영화계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변 인물 혹은 주인공의 성장을 위해 희생당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줄고,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여성 캐릭터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화계는 ‘걸 크러시’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들이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 자신의 욕망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영화 ‘상류사회’ 속 수애를 비롯해 괴이한 생명체에 맞서는 ‘물괴’ 혜리, 여성 장수(將帥) 캐릭터 ‘안시성’ 설현에 이르기까지. 영화 속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짚어본다.

지난달 15일 개봉한 영화 ‘상류사회’(감독 변혁)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수애는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수연 역을 맡았다. 자신의 야망을 숨기지 않고,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새로운 여성 캐릭터다.

수애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 작품을 선택했다고.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수연이 참 매력적이라 느꼈다. 욕망을 좇고, 민낯을 드러내는 게 굉장히 당당하게 느껴졌다. 거기다 영화 말미에는 스스로 욕망의 굴레를 끊어내 인상 깊었다”며 솔직하고 당당한 여성 캐릭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는 조선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에 맞서 목숨 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극 중 혜리는 ‘활의 고수’ 명 역으로 관객과 만난다. 여타 액션영화가 남성 캐릭터들 위주의 액션을 펼쳤다면 ‘물괴’는 여성 캐릭터의 화려한 액션을 볼 수 있는 작품. 혜리는 활을 무기로 액션을 펼치는 명을 소화하기 위해 액션스쿨을 다니며 연습에 매진했다고.

혜리는 “평소 액션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소질도 있어서 액션 스쿨 다닐 때 칭찬을 많이 받았다. 더 재밌게 연습할 수 있었다. ‘그래, 한 번 불살라보자’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다”며 남다른 액션을 소화한 사실을 밝혔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안시성’(감독 김광식) 속 설현 역시 거친 액션을 소화하며 여성 캐릭터의 한계를 깼다. 영화는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전해지는 88일간 안시성 전투를 그린 사극 블록버스터. ‘역대급’ 액션 비주얼을 선보일 이 작품은 ‘여성 장수’라는 신선한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의 편견을 타파할 예정이다.

설현이 맡은 백하 역은 수노기 부대를 이끄는 여성 장수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여성 파워를 자랑하는 캐릭터로 압도적 카리스마, 액션 실력으로 관객들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낼 계획. ‘물괴’ 혜리와 마찬가지로 설현은 직접 말을 타고 활을 쏘는 등 거친 액션을 소화해 제작진들을 놀라게 했다는 후문.

설현은 “극 중 백하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인물이다. 그 모습에 큰 매력을 느꼈다”며 백하로서 관객들에 선보일 매력적인 지점들을 예고했다.

(위 왼쪽부터) '상류사회' 수연 역의 수애, '물괴' 명 역의 혜리, '안시성' 백하 역의 설현[사진=영화 '상류사회', '물괴', '안시성' 스틸컷]


앞서 언급한 사례만 보아도 최근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페미니스트 운동’이 얼마나 큰 변화를 불러왔는지 알 수 있다. 문화·연예계 깊숙이 자리 잡았던 남성적 시선, 소모적이었던 여성 캐릭터들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시대와 사회를 반영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영화계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인지하고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 영화계 관계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최근 여성 캐릭터들이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볼 기회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향후 영화계 여성 캐릭터들의 방향성은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관계자는 “앞으로 여성 캐릭터들의 활약은 대중들의 요구와 시대의 흐름에 맞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하며 “지금 스크린에 그려지는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은 영화계의 발자취뿐만 아니라 현시대 여성들을 기록하는 역사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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