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 생산 기지 재편... '부품 키우고, 완제품 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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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8-08-17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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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 텐진 공장 물량 2년내 이전 추진... 현지 판매 줄고 인건비 올라

  • 전기·SDI로 인력 이동 등 검토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의 중국 생산 기지 운영 전략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업황 변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조직 효율성 제고에 나선 것.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의 구심점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점차 옮기고 있으며, 삼성전기와 삼성SDI 부품 계열사들은 현지 판매량 확대에 힘입어 중국 현지 공장에 힘을 더욱 실어주는 분위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중국 톈진삼성통신기술유한공사의 스마트폰 생산 축소에 따라, 관련 인력을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의 계열사로 이동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톈진 스마트폰 공장의 물량을 향후 2년 내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톈진 스마트폰 공장의 생산 물량도 올 초 목표 생산치인 150만대보다 50만대 줄어든 100만대로 낮춰 잡았다.

◆판매는 줄고 인건비는 늘고
이는 최근 현지 스마트폰 판매량의 축소와 더불어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생산 효율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최저임금은 2009년만 해도 베이징 기준으로 월 800위안(약 13만6000원)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임금이 크게 높아지면서 현재 중국 31개 성시(省市) 대부분 지역에서 2000위안에 이른다. 불과 10년 만에 250% 수준이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했던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철수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삼성전자의 현지 스마트폰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진 것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중국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닌 만큼, 그룹 차원에서 현지 사업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삼성SDI(소형 배터리), 삼성디스플레이(LCD 모듈) 등 현지 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기업에 역량을 분배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가 톈진에서 생산하고 있는 MLCC의 경우 최근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고 있다”며 “현지 스마트폰 제조사뿐만 아니라 인텔 등에도 공급량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현지 사업을 재편하려는 이유로 “계열사 간 현지 사업 현황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기·삼성SDI 성장세 눈에 띄어

실제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현지 사업은 빠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의 경우 올해 2분기 MLCC 판매에 힘입어 2013년 3분기 이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콘퍼런스 콜을 열고,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06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528억원(34%), 전년 동기 대비 1361억원(193%)이나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기는 하반기에도 MLCC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LCC 생산의 한 축인 톈진 공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MLCC 수급 전망은 스마트폰의 플래그십 신제품과 중국 모바일 수용확대, 전장용 MLCC 수요증가로 공급 부족이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IT(정보·기술) 하이엔드 부품과 전장용 MLCC로 시장에 대응하고 지속적 생산향상을 통해 주요거래선 매출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중국 톈진 공장. [사진=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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