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호황 속 깊어진 빈곤…"백악관 데이터 입맛에 맞게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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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8-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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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부 전문가들의 의견 무시하고 "경제 번영"에만 초점

미국 시카고의 부유층이 사는 북부 지역에서 2일(현지시간) 종교·시민단체 지도자와 주민들이 흑인 저소득층의 주 거주지인 남부 지역의 만성적인 총기폭력과 고질적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시카고 남부 지역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총기폭력으로 목숨을 잃는다며 '두 얼굴의 도시'를 끝내고 '하나의 시카고'를 구현하자고 외쳤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의 경제는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극심한 빈곤층의 상태는 더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지난 5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6년 기준올, 무려 4000만명이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나이 어린 청소년들의 빈곤이 심각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뉴멕시코나 인디애나 주 등에서 발생한 빈곤층 어린이들의 사망·학대 사건은 미국 빈곤층의 단면을 제대로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빈곤층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는 이같은 빈곤 현실을 인정하기보다는 드러나지 않도록 포장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고 포브스는 최근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월 유엔 특별보고관은 보고서를 통해 빈곤이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상황은 더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립 알스턴 유엔 빈곤과 인권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빈곤층의 사회 안전망은 사라졌으며, 부자들만 혜택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세 정책과 사회보험의 감소로 불평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4000만명에 달하는 이들이 빈곤상태에 놓여있으며, 그 중에서도 1850만명은 극심한 빈곤의 상태를 겪고 있으며, 특히 530만명은 제 3 세계 수준의 빈곤을 겪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특히 어린이 3명 중 1명은 빈곤 상태에 있으며, 미국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청소년 빈곤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같은 유엔의 미국 빈곤실태 조사 결과에 대해 크게 반발하면서 보고서가 "정확하지 않고, 선동적이며,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최근 포린폴리시와 비영리 단체인 코다 스토리가 입수한 국무부 내부 이메일과 문건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유엔 보고서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반박이 부정확하다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성명에서는 최근 미국의 경제 상황에 경제 관료들의 발언은 희석되거나 무시됐었다고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결국 정부가 이후에 발표한 6월 성명에서는 호도된 데이터가 담겼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선이 들어있었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포브스는 "빈곤은 이번 행정부가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슈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5일 뉴멕시코에서 11명의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의 상태로 위생상태가 불결한 공동 거주시설에 방치돼 있는 것을 찾아내 구해냈다고 NBC 뉴스 등 외신이 전했다. 1살에서 15살 사이의 아이들은 신발도 신고 있지 않았으며, 걸레와 같은 지저분한 옷을 입고 "제 3세계 난민들처럼 하고 있었다"고 지역 경찰의 말을 인용해 외신은 전했다. 2명의 무장을 한 남성을 비롯한 5명의 어른이 현장에는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리는 굶어죽고 있어요. 음식과 물이 필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받고 출동에 나서 어린이들을 구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들이 어떻게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외진 곳에서 집단 생활을 하게 됐는 지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이 거주하던 시설에는 상하수도나 전기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 4일에는 미국 인디애나 주에서 아버지에게 방치된 8살 남자아이가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필로폰을 시리얼인 줄 오해하고 먹었다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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