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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터뷰] "미·중 무역전쟁, 한국에 도움 될 수도...신흥국 경제 전망 혼재"

문은주 기자입력 : 2018-07-23 09:45수정 : 2018-07-25 17:40
"미·중, 한국·베트남·EU 등에서 수입산 제품 대안 찾을 것" "한국은 전기제품, 베트남은 제조업 유리...EU는 곡물로 반사이익" "무역전쟁에 2019년 아태지역 GDP 1% 하락 가능성" "美출구전략·통상 갈등 장기화 여부에 아태 지역 운명 달려"

라지브 비스워스 IHS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진=IHS 마킷 제공]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몇몇 국가 중 하나다."

라지브 비스워스 IHS 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확전되면서 보호주의의 부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지만, 반사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국가들도 적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통합 제조 공급망을 가지고 있는 만큼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상황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보호주의, 일부 국가에 기회 될 수 있어··· '통합 제조 공급망'은 악재"

라지브 비스워스 IHS 마킷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중국의 쌍방 관세 부과 조치가 거듭될수록 양국 수입 업계는 대안 수입국 찾기에 고심할 것"이라며 "특히 미국 기업들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가 나온 뒤 수입원을 전환하기 위해 한국과 태국, 베트남 등 다른 제조 허브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산업용 기계와 전자 제품 등의 수출 면에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베트남은 섬유와 신발, 전기 장비 같은 저비용 제조 업체 쪽에서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우 미국산 농산물을 정조준해 관세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 브라질, 유럽연합(EU) 등은 대두와 곡물, 해산물, 유제품, 육류 등 농수산물 등에서 미국을 대신할 수 있는 국가로 꼽히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통상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주요 수출 산업 분야인 섬유·기계류, 인쇄회로기판 등의 전기 장비, 산업용 기계와 철강 제품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25% 관세 대상 품목에는 철강, 구리, 니켈, 알루미늄 등의 원자재도 포함돼 있다. 냉장고, 진공청소기 등 상당수 중국산 전자제품도 새로운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미 무역대표부(USTR)는 섬유와 금속 제품, 자동차 부품, 유리 제품 등 2000억 달러 규모의 광범위한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를 검토 중이다. 중국산 면과 모직, 털실 등의 직물 산업까지 관세 직격탄을 맞으면 양국 경제의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라지브 이코노미스트는 앞서 보고서를 통해 미·중 무역전쟁 등 글로벌 통상 갈등이 계속될 경우 2019년 아태 지역 국내총생산(GDP)은 1%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태 지역 수출 시장에서 중국의 역할이 큰 만큼 미·중 통상 갈등이 고조될수록 부수적 피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커다란 비중도 문제지만 동아시아 특유의 촘촘한 '통합 제조 공급망'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아·태 지역에는 중국의 수출품 완성에 필요한 원자재와 중간재 제조업체가 포진해 있다. 일례로 미국이 새로운 관세 부과 목록에 포함시킨 전기 및 전자 제품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대만 같은 동아시아를 거쳐 완성된다. 중국 수출 제품의 3분의 1에 외국의 부가가치가 포함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당수 중국 수출품이 다국적기업에서 제조되기 때문에 중국에서 미국 수출용 제품을 생산하는 EU와 미국, 일본 등의 다국적기업(MNC)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에서는 미국도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라지브 이코노미스트는 말한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산 농산물을 겨냥한 중국의 공격이 시작되면 미국 농가의 정치적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대두나 옥수수 같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 제동으로 미국에 맞서고자 한다. 중간선거를 감안한다면 미·중 무역전쟁은 여당인 미국 공화당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특히 농산물과 같이 부패하기 쉬운 품목의 경우 관세 부과가 수출에 크나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지금까지는 공화당 지지 지역인 농업 벨트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는 편이다. 다만 중국의 보복 관세 효과가 몇 달 안에 미국 농업 분야 경제에 현저한 타격을 준다면 상황은 급변할 수도 있다."

◆"아태 지역 경제는 굳건하지만 변수 많아··· 신흥국 하반기 전망 혼재"

올해 상반기 신흥국 경제는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나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AC)의 경제는 GDP 성장률에 있어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중국 GDP 성장은 6.7%를 기록했으며, 1분기 인도 GDP는 7.7%에 달했다. 중국과 인도는 2019년 아태 지역 GDP 전체 증가분의 약 77%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라지브 이코노미스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하반기 신흥 시장은 어떨까.

"상반기에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터키 같은 일부 주요 신흥 시장이 경제 위기를 겪은 반면 아·태 지역은 강한 내수와 긍정적 역내 무역 흐름으로 인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미·중 간 무역전쟁과 글로벌 통상 갈등, 보호주의의 영향으로 세계 무역 성장 모멘텀이 약화한다면 하반기 시장에서는 하방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올해 하반기와 2019년에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한 만큼 향후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 경우 신흥 시장의 경제 성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출구 전략이 하반기 신흥국 경제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라지브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연준이 극도의 완화 정책에서 점진적인 긴축 통화 정책으로 선회하면서 신흥 시장에 큰 폭풍이 밀려올 수 있다. 일단 미국의 단기 금리가 오르면서 많은 신흥 시장 통화가 달러화 대비 하락했다. 아태 지역 통화 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가 2월 중순 이후 급격히 절하했을 당시 인도네시아 루피와 필리핀 페소화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연준이 2018년 하반기와 2019년에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태 지역 신흥 시장 통화는 더 많은 가치 하락 압력에 직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일부 아시아 중앙은행과 중국인민은행(PBOC)은 이미 통화 가치하락과 자본 유출에 직면한 상태다."
 
미국 정부에서 시작된 수입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가 보복 관세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통상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이미 시작됐지만 EU와 인도, 러시아 등도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 조치를 예고하면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라지브 이코노미스트는 아태 지역 경제의 운명은 글로벌 통상 갈등이 얼마나 고조되고 장기화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중국과 EU는 물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의 주요 파트너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많은 무역 동맹에 무차별적인 무역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이 전 세계를 글로벌 무역 전쟁이라는 시나리오에 참여하게 했다. 미·중 간 무역 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과 EU 간 무역 대립도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무역 보호주의의 강화는 전체 무역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장기화된다면, 특히 방글라데시·태국·베트남 등 주요 제조 수출 국가가 포함된 아태 지역과 멕시코·브라질 등의 신흥국은 더욱 취약한 상황을 면치 못할 것이다."
 
※ 라지브 비스워스(Rajiv Biswas) 
△ 현 IHS 마킷 전무이사 겸 아태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
△ 전 이코노미스트 그룹(The Economist Group) 동남아시아 담당 이사
△ 전 UBS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스크 책임자
△ 전 스코틀랜드왕립은행 국제 경제학자
△ 전 유엔 및 아시아개발은행(ABD) 컨설턴트
△ 런던정경대 경제학 학사/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석사

※ IHS 마킷
IHS 마킷(IHS Markit)은 비즈니스, 금융, 정부 등 각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경제와 관련한 주요 산업과 시장에 대한 정보 분석, 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금융정보 전문 업체이다.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현재 5만 곳 이상의 기업·정부 기관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의 80%가 주 고객이다. 1959년 설립된 IHS가 2015년 마킷과 합병하면서 탄생했다. IHS는 'Information Handling Services'(정보처리서비스)라는 회사 이름을 2005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과 함께 IHS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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