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광시, 아세안과 협력 강화로 경제발전 이뤄

  • 北 참여할 무대 수두룩, 지리적 이점 적극 활용

  • 中·베트남 사회주의 시장경제 협력 노하우 참고

2004년부터 매년 9월 중국·아세안 엑스포가 열리는 광시좡족자치구 난닝의 국제컨벤션센터. [사진=이재호 기자 ]


지난달 23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의 주도인 난닝시의 우쉬공항에 내리자 아열대 기후 특유의 후텁지근함이 몰려왔다.

베트남어나 태국어와 묘하게 닮은 현지 방언과 도시 곳곳에 늘어서 있는 야자수는 동남아시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도로변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의 국기가 종류별로 나부끼고 있었다.

아세안을 향한 남쪽 통로, 서남부 발전의 전략 거점,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해상 요충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꼽은 광시의 3가지 지리적 이점이다.

베트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광시는 빈곤과 낙후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 아세안 간의 가교 역할을 자임했다.

광시 남쪽의 2500km가 넘는 국경선과 해안선은 군사·안보적 위협 요인에서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아세안과의 교류·협력 강화가 가져온 변화는 놀랍다. 지난해 광시의 전체 교역액 중 아세안 비중은 60%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2319억 위안(약 38조6600억원)으로 최근 2년새 76% 늘었다. 올해 1분기 기준 아세안과의 교역액은 466억 위안(약 7조77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5.6% 증가했다.
 

광시좡족자치구의 유일한 당 간부 교육기관인 '바이서 간부학교' 정문(왼쪽 사진)과 간부학교 내에 설립된 덩샤오핑연구원 입구. [사진=이재호 기자 ]


◆역내 교류·협력 강화, 경제발전 동력

2010년 중·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발효되고 교역 규모가 확대되면서 무역 거점인 광시도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역내 경제공동체 내 입지를 다지고 경제 발전을 추진하는 방식은 한·중과 국경을 마주한 북한이 참고할 만하다.

한·중·일 FTA와 한·중·러 간의 신북방 구상, 한국과 아세안이 연계된 신남방 구상, 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이 참여 중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까지 북한이 뛰어들 무대는 넘쳐난다.

정지융(鄭繼永) 중국 푸단대 교수는 "정상 국가를 선언한 북한은 인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 개방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주변에 친구가 많아질수록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자신감을 갖고 외부와의 접촉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년 9월이 되면 난닝에서 중국과 아세안 각지의 수천 개 기업이 몰려드는 큰 장이 선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중·아세안 엑스포다.

첫 해인 2004년 영구 개최지로 선정된 난닝은 중·아세안 관계의 중심지라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어렵게 따낸 배역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왕하이윈(王海雲) 난닝시 신문판공실 주임은 "어렸을 때 난닝을 비롯한 광시 지역은 정말 가난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는 엑스포를 매번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사활을 건다"고 강조했다.

그의 명함 뒷면 가장 윗부분에 새겨진 문구도 '중·아세안 엑스포 영구 개최지'다.

1회 행사 때 1505개였던 참가 업체 수는 지난해 2709개로 늘었고, 참관객은 1만8000명에서 7만7255명으로 급증했다.

참가국 수도 첫 해 10개국에서 지난해 42개국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행사 기간 중 이뤄지는 업체 간 거래액만 26억 달러(약 2조9000억원)에 달한다.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의 공직자들이 중국식 개혁·개방 모델을 연구하기 위해 찾는 '바이서 간부학교' 전경. [사진=이재호 기자 ]


◆사회주의·개혁개방 공존 모색

광시 서쪽의 바이서시는 중국의 유명한 혁명 성지다. 1929년 덩샤오핑(鄧小平)은 공산당 지하 운동인 '바이서 기의(起義)'를 주도하며 중국 남부에 혁명 근거지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정부는 바이서를 '전국 중점 홍색여행구'로 지정했고, 매년 8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됐다.

덩샤오핑은 중국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된 개혁·개방 정책의 주창자이기도 하다.

기자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던 가오주장(高九江) 바이서시 신문판공실 부주임은 마침 시야에 들어온 창밖의 '바이서 기의 기념관'을 가리키며 "사회주의와 개혁·개방이 공존할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바이서에는 광시 내 유일한 당 간부 교육기관인 '바이서 간부학교'가 있다. 이 곳은 개혁·개방의 성과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현황을 확인하러 온 아세안 국가의 고위 공직자들로 북적인다.

이들은 광시 내 제조업 시설을 참관하고 철도·도로·항만 등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연구한다. 문을 연 지 1년 남짓 지나는 동안 1만6000명 이상의 연수생이 거쳐갔다.

특히 베트남의 공산당 간부와 공직자들이 절반을 웃돈다. 간부학교 관계자는 "중국과 베트남은 모두 사회주의 국가"라며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 발전을 이뤄낸 과정을 함께 연구한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베트남식 경제 개방 모델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젠가 북한 연수생들이 이 곳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광시는 북한에서 너무 멀지 않느냐"라며 웃은 뒤 "사회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북·중 간의 토론은 어디서든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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