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전 남북 6·15공동선언, 적대 해소로 신뢰 쌓아…6·12 공동성명과 닮은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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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숙 기자
입력 2018-06-1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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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진행된 ‘6·15 남북정상회담 18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참석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앞줄 오른쪽 다섯째)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앞줄 오른쪽 넷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뒷줄 오른쪽 둘째). [사진=통일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세기의 담판 싱가포르 회담을 통해 '새로운 관계 수립'을 약속했다.

북·미 정상이 합의한 '6·12 공동성명'은 북·미 양국 간 현안을 푸는 여러 원칙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양국 관계의 개선을 명시했는데 △1항 신(新) 북미관계 수립△2항은 영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3항 북한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노력 △ 4항 한국전 미군 포로·실종자 유해 발굴을 담았다.

현재 한반도 상황이 상호 불신에서 출발하고 있는 만큼, 북·미 관계 개선 노력을 바탕으로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수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실장은 "국제적 차원에서 보면 비핵화가 우선 합의사항이지만, 쌍무 정상회담 상 '새로운 관계 수립'이 선행된 것"이라면서 "비핵화는 새로운 관계 수립이라는 목표로 가는 과정이자 수단으로 인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면에서 이번 6·12 공동성명은 남북 정상이 18년 전 처음 만나 합의한 '6·15공동선언'을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정상회담 합의인 '6·15 공동선언'의 핵심도 '남북 간 신뢰 쌓기'였다.

6.15 공동선언의 1항은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로 남북의 관계를 재수립하자는 내용이다.

이외에도 선언문에는 인도적 문제의 해결, 경제협력을 비롯한 사회문화 교류의 활성화, 당국간 대화의 개최 등을 담았다.

또 북·미 6·12 공동성명에 최고지도자의 상호 방문과 고위급 당국회담 등을 담은 것도 6·15공동선언과 닮았다.

특히 형식적으로도 이번 공동성명은 6·15선언과 마찬가지로 적대관계에 있는 양 정상이 직접 서명한 첫 합의문서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8년 전 남북정상이 처음으로 회담을 해 '6·15 공동선언문'이라는 결실을 맺고 남북 간 교류가 시작된 것처럼, 북한과 미국도 이번 '6·12 공동선언문'을 계기로 양측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00년 6·15공동선언문에 앞서 1994년 북·미 기본합의와 2005년 9·19공동성명도 있지만 이들 합의는 북핵문제 해결을 기본 목표로 다른 사안을 부수적 관심사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6·12공동선언문과 6·15공동선언문과는 결을 달리한다.

또 2000년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해 발표한 조미(朝美)공동코뮈니케 역시 북·미 정상 간 합의가 아닌 보도문의 형태였다.

아울러 남북 간에도 지난 1972년 적십자 접촉을 시작으로 남북대화가 시작되면서 '7·4공동성명'을 만들었지만 이는 자발적 남북화해 추진이라기보다 미·중관계의 진전 속에서 어부지리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또 1992년 체결된 남북기본합의서도 동구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라는 현실적 위기감 속에 회담에 나온 북한이 수동적으로 합의를 체결함으로써 합의한 내용이 이행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4일 6·15 남북정상회담 18주년 기념 행사위원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63빌딩 별관 4층 라벤더홀에서 "남북관계 발전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북·미 관계 진전을 촉진하고 비핵화 진전과 북·미 관계 개선이 남북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판문점 선언을 차질 없이 이행해나가면서 남북관계를 지속 가능하게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지금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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