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이슈] 부진의 늪에 빠진 SBS, '시청률 회복의 열쇠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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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6-0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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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제공]


SBS가 높은 투자비를 들여 야심 차게 준비한 평일 드라마 '기름진 멜로', '훈남정음' 두 작품이 모두 기대 이하의 시청률로 울상 짓고 있다. '기름진 멜로', '훈남정음' 모두 동시간대 시청률 최저를 면치못하고 있는 것.

SBS 시청률 부진의 원인은 무엇일까?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로맨틱 코미디다. 장르의 문제인지, 출연자, 구성, 대본의 문제인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SBS의 문제점을 짚어본다.

◆ 하락하는 시청률, '날개가 없다' 
'파스타', '미스코리아', '질투의 화신' 등 특유의 맛깔 나는 대본으로 사랑받은 서숙향 작가의 '기름진 멜로'는 최근 '검법남녀'에게 동 시간대 2위를 뺏기고 다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첫회 5.8%로 출발해 8회(5월 15일)에서 6.8%까지 올랐으나, 15회(5월 29일)에 4.5%까지 떨어졌다. 검범남녀는 KBS '우리가 만난 기적'이 종영된 후 1위까지 치솟았으나 SBS ‘기름진 멜로’는 6.5%로 겨우 2위 자리를 지켰다. 첫회 방영한 서강준 주연의 KBS 새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는 비록 ’는 첫회 5.9%로 꼴찌지만 언제 기름진 멜로를 치고 올라올지 모른다. 

'훈남정음'도 시청률이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7년 만에 다시 만난 남궁민-황정음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던 수목드라마 '훈남정음'(극본 이재윤, 연출 김유진)도 기대보다는 못 미치는 시청률을 보이는 중이다. 5.3%로 시작했던 시청률은 5회(5월 30일)에 3.7%로 떨어졌다가 8회(4.1%)에 4%대를 회복했으나 지상파 3사 중 3위다. 6일 역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는 4.3%, 4.5%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2위를 지켰고, '슈츠'는 8.4%의 전국 일일시청률을 기록해 1위를 달렸으며 SBS '연애코칭 코믹로맨스 훈남정음'은 3.2%, 3.9%의 시청률로 꼴찌다. 

심지어 지난 첫방송된 tvN 새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 조차 밀렸다. 실시간 시청률 조사회사 에이티에이엠(ATAM)에 따르면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1회 평균 실시간 시청률은 7.44%로 훈남정음보다 높다. 

◆ 첫회만 봐도 뻔하다, 식상한 전개 '스토리 부진'
SBS 월화드라마 ‘기름진 멜로’와 수목드라마 ‘훈남정음’은 로맨스에 코미디를 결합한 로맨틱코미디 장르다. 배우들의 코믹 연기를 더해 웃음을 장착했고, 이에 더해 로맨틱코미디에서 빠지지 않는 삼각관계 설정을 공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기름진 멜로’에서는 정려원을 두고 장혁과 이준호가 신경전을 벌이고, ‘훈남정음’은 남궁민과 최태준이 황정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전개다. 하지만 이런 관계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대부분 오해와 화해의 반복이자, 이미 많은 작품에서 그려진 내용이어서 시청자에게 새롭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화려한 출연진에도 시청률은 4~6%(닐슨코리아)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 역시 이런 반응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남궁민 분)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 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코믹 로맨스다. 수목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주 첫 방송된 남궁민·황정음 주연의 '훈남정음'은 기대감이 높았다. '내 마음이 들리니' 이후 7년만에 두 사람의 재회라는 점과 '시청률 흥행 보증수표'라 더더욱 쏠리는 시선이 상당했다. 그러나 시크한 척하는 남궁민의 모습은 어색하고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 시즌2를 보듯 달라진게 없다. 시청자들의 외면은 당연했다. 첫방송부터 5% 성적표를 받았고 결국 경쟁작인 '이리와 안아줘'에도 밀려 동시간대 꼴찌로 추락했다.
 
로맨틱코미디는 시청자들의 설렘을 유발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작품이 나온 탓에 충분히 익숙한 장르이기도 하다. 밝고 긍정적인 여자주인공과 집안과 배경 좋은 남자주인공의 조합도, 사랑에 빠지고 그 감정이 깊어지는 과정도 그다지 새롭지 않다는 의미다. 결국 기름진멜로, 훈남정음의 가장 큰 부진 이유는 너무 뻔한 설정과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구조로 '첫회만 봐도 결말이 예상가능'한 스토리 전개가 가장 크다. 

기름진멜로, 훈남정음 모두 캔디형 여주인공에 시니컬하지만 '내여자에게는 따뜻한' 능력있는 남자주인공. 첫 만남에서부터 여주인공에게 반해 사랑에 빠지거나(기름진 멜로의 장혁) 처음에는 오해로 티격태격하지만 계속 부딪히는 우연으로 사랑을 시작하는(훈남정음 황정음, 남궁민) 주인공은 전형적이다 못해 구시대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케케묵은 '틀' 그대로다.

‘기름진 멜로’는 사랑, 복수, 요리, 담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다. 또,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하는 동시에 웃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이 모든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엮여 하나의 ‘맛’을 낸다는 느낌을 주진 못한다. 메인 스토리의 한 축을 구성했어야 할 서풍의 복수극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스토리를 한 데 모이게 하는 중심축이 없으니 모든 이야기들이 겉돌고 스토리가 진전되질 않는다.

‘훈남정음’ 역시 마찬가지다. 강훈남과 유정음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는 첫 회 방송만 봐도 예상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훈남정음’이 해야 할 일은 탄탄하게 스토리를 구성해 시청자들이 강훈남과 유정음의 감정 변화에 함께 호흡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극 중 두 사람의 감정이 쌓여가는 과정은 우연의 반복 그리고 작위적인 상황들에 의존한다. 그러다 보니 개연성이 떨어져 몰입하기 어렵다. 
 
◆출연료는 비싼데··· '수지타산 안맞는 SBS'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주인공들의 비싼 출연료 덕에 수지타산 맞지 않는 장사를 계속해야하는 SBS로서는 곤혹이다. 

'기름진 멜로'만 하더라도 장혁과 정려원, 이준호 주연의 출연료만 더해도 회당 1억원이 넘는다. 방송국에서는 '1순위'로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세 사람의 조합을 고려해 1억원이 넘는 건 결코 많은 출연료가 아니다.

'훈남정음' 남궁민과 황정음의 출연료도 꽤 높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작에서 받은 출연료를 감안한다면 두 사람의 몸값도 회당 1억원은 될 것이다"고 말했다. 동시간대 '이리와 안아줘'가 장기용·진기주 등 신인을 기용해 출연료를 낮추며 거둔 소득에 비하면 '훈남정음'은 너무 손실이 크다. 

관련 전문가들은 "지상파, 케이블, 외화 등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해지며 시청자들의 눈도 높아졌다. 새롭고 독특한 시도, 탄탄한 스토리 등 드라마가 갖춰야 할 요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SBS는 들인 돈에 비해 성과가 없어 더더욱 타격이 크다. 하반기 라인업에 힘을 쏟고 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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