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차 관세 부과 검토···미국산 한국차도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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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8-06-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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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무부 조사 공고서 '순수' 미국차와 외국계 현지 생산 구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만든 쏘나타처럼 미국 현지에서 만든 외국계 자동차까지 겨냥한 조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를 대상으로 시작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서 미국에서 생산한 자동차라도 외국 브랜드와 '순수' 미국 브랜드를 구별하려 하기 때문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오는 22일까지 자동차 232조 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서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상무부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의 수입량과 성격, 미국의 국방 수요 전망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국내 생산량과 생산능력, 국방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자동차·자동차부품 산업의 성장률, 외국업체와의 경쟁이 미국 자동차·자동차부품 산업의 경제적 후생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의견과 정보에 관심이 있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외국계 기업(majority foreign-owned firms)과 별도로 대주주가 미국계인 기업(majority US-owned firms)의 미국 생산만 고려할 경우 이런 요인들에 대한 분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이는 미국 내에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 일본, 독일계 자동차·자동차부품 업체를 진정한 미국기업과 다르게 접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철강과 알루미늄을 대상으로 한 232조 조사에서는 이런 분류가 없었다.

철강·알루미늄과 달리 자동차는 외국업체의 미국 현지생산 비중이 높아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를 겨냥한 조치만으로는 자국 업체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우리 업계가 미국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내외 반대에도 철강 관세를 강행한 전례에 비춰 자동차에도 관세 등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철강과 달리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가 많지 않아 철강보다 관세 면제를 받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미 자동차 수출 상위 5개국인 캐나다(24.6%), 일본(22.5%), 멕시코(17.2%), 독일(11.6%), 한국(8.9%)은 미국 전체 자동차 수입액의 84.8%(2017년 미 상무부 통계)를 차지했다.

자동차부품은 한국을 포함한 상위 6개국 비중이 88.6%다.

일부 관측대로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원하는 대로 타결해 캐나다와 멕시코를 자동차 232조 조치에서 면제할 경우 일본과 독일, 한국 등이 빠져나갈 틈은 더 좁아질 수 있다.

자동차는 조사 시작부터 관세 부과까지 1년 가까이 걸린 철강과 달리 조치가 더 빨리 시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스트 벨트'(제조업 사양으로 불황을 맞은 지역) 표몰이를 위해 통상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동차는 중간재인 철강과 달리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제품이라 가격 인상을 불러올 관세 부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철강업계와 달리 232조 조치를 원하지 않는 점도 트럼프 행정부에 부담될 수 있다.

정부는 어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치밀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문제는 이번에도 뚜렷한 대응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업부가 밝힌 아웃리치(대외 접촉)와 다른 수출국과의 공조 외에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보복관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비준 지연 등의 방법을 거론하지만 확실한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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