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채권 '디폴트' 잇따라...막대한 '부채' 여전한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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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05-24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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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들어 9곳 중국 기업 채권 디폴트 선언....확산되는 리스크

  • 올 1분기 중국 상장사 630곳 부채율 60% 이상, 부동산 상장사 부채율 13년래 최고치

  • 지방정부도 '휘청',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 5분기만에 다시 상승세

[사진=중국신문사]
 

[사진=바이두]


중국 경제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지만 막대한 부채가 여전히 경고음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당국이 레버리지 축소를 주요 경제·금융 목표로 내세우고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중국 기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와 규모, 기업 부채율과 은행권 부실채권 등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올 들어 채권 디폴트를 선언한 중국 기업은 벌써 9곳이며 디폴트 규모도 총 72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무려 32%가 급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2015~2016년 회사채 발행과 그림자 금융 등을 이용해 공격적으로 차입을 늘려 외연을 확장했던 민간기업이 당국의 규제 강화, 채권자들의 신중한 태도 등에 치명타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디폴트 9곳 기업 중 8곳이 민간기업이라는 점이 이를 반영한다. 

5월 3~7일 사이에만 *ST중안(中安,600654.SH), 성윈환경보호(盛運環保,300090.SZ), 선우환경보호(神霧環保,300156.SZ), 카이디생태계(凱迪生態, 000939.SZ) 등이 채권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도미노' 디폴트 리스크도 커졌다.

슝치웨(熊啓躍) 중국은행 국제금융연구소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준에 못 미치는 일부 기업의 자금줄이 막혔고 부채상환 능력도 저하돼 경영 상황이 한층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높은 부채율은 일부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우려된다.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올 1분기 기준 중국 상장사 630곳의 부채율이 60%를 웃돌았으며 이 중 18곳 기업의 부채율은 100% 이상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18곳에 포함된 기업 상당수는 적자 경영을 지속한 특별관리(ST)종목으로 계속되는 경영악화, 투자유치 및 자금조달 부진으로 디폴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시장정보업체 윈드(Wind) 통계에 따르면 은행, 금융(은행권제외) 등을 제외한 중국 A주 3234곳 상장사의 올 1분기 총부채는 31조7400억 위안(약 5398조3400억원)으로 평균 부채율이 61%에 육박했다. 2016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각 업계와 일부 상장사의 재정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등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부동산 시장의 활황으로 매출 급증세를 이어온 부동산 상장사의 부채율도 13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키웠다.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은 지난해 136곳의 부동산 A주 상장사의 총부채가 6조5800억 위안을 웃돌았다고 소개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34%나 불어난 것으로 평균 부채율이 79.1%에 육박했다.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136곳 상장사 중 무려 35곳이 경계선인 80%를 넘어섰다.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완커(萬科)의 지난해 총부채는 1조289억2700만 위안으로 부채율 84.04%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뤼디(綠地)그룹도 8685억7400만 위안으로 부채율이 88.68%에 육박했다. 최근 당국이 부동산 규제 고삐를 바짝 조이고 이러한 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부채규모가 계속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부채 규모 외에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이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느냐인데 이 역시 그렇게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상적 수준의 유동비율(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인 200%를 밑도는 중국 A주 상장사가 1915곳을 달했고 현금 보유량 20% 미만인 기업도 460곳이다.

기업의 부채 증가와 디폴트는 이미 막대한 빚을 안고 있는 지방정부와 은행 등 금융권까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혀왔다.

홍콩 재화망(財華網)은 지난 17일 복수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중국 네이멍구(內蒙古)자치구 시린하오터(錫林浩特)시의 한 지방정부 자금조달기관(LGFV)이 최근 40억 위안의 이자와 원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계약 위반은 아니지만 당국이 채무를 상환할 능력이 없음이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중도 감소세에 제동이 걸렸다. 앞서 11일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은보감회)가 발표한 1분기 통계에 따르면 은행권 상업은행 부실대출 비중은 1.75%로 전분기대비 0.003%p 증가했다. 절대적 비중이 큰 것은 아니지만 5분기만에 처음으로 다시 늘었음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당국도 현실을 인지하고 시장 변화를 주시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증권 시장에서 잇따라 채권 디폴트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관련 기관에 리스크 관리에 힘을 기울이라고 이미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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