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연'한 리뷰] 고전부터 창작까지…옴니버스로 만난 오페라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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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8-05-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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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관객이 가장 사랑하는 오페라 명장면 엄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한 장면. [사진=국립오페라단]


16세기 말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된 오페라는 1948년 우리나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초연작은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성악가 이인선이 이끄는 '국제오페라사'는 현제명을 중심으로 조직된 '고려 교향악단'과 함께 이 작품을 번안해 <춘희>라는 이름으로 공연했다. 그렇게 한국 최초의 오페라가 탄생했다.

라 트라비아타는 한국 오페라 70주년을 맞이해 국립오페라단이 준비한 옴니버스 구성의 '오페라 갈라'에서 세 번째로 등장한다.

벽 하나만 세운 무대는 시선을 온전히 집중시킨다. 이 벽은 주인공 비올레타의 실존과 존재를 투사한 상징물이다.

죽음을 준비하는 비올레타와 그녀의 희생을 뒤늦게 알아차린 알프레도, 제르몽의 후회가 3막에 담겼다. 제목인 라 트라비아타는 '길을 잘못 들어 방황하는 여인'을 뜻한다.

직전 무대인 <리골레토>가 등장인물 간 갈등을 그렸다면 라 트라비아타는 오페라 갈라 순서(기-승-전-결)에 맞게 절정을 향해간다.

리골레토는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을 바탕으로 만든 베르디의 오페라다.

전체 3막 중 2막이 공연됐다. 딸 질다의 납치로 고통받는 리골레토와 부하들이 납치해 온 여자가 자신이 유혹하려던 질다라는 사실을 알고 기뻐하는 만토바 공작의 연기가 돋보인다. 질다는 사랑하는 만토바 공작이 바람둥이라는 걸 알고 슬퍼한다.

무대는 현대적으로 재해석됐다. 배경은 나이트클럽, 만토바 공작은 오너로, 리골레토는 이곳에서 일하는 코미디언으로 등장한다.

특히 리골레토 역의 바리톤 김동원과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 정호윤은 라 트라비아타에서 각각 제르몽과 알프레도로도 열연했다. 이들은 무대 장악력으로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베르디의 두 작품에 앞서 오페라 갈라는 <천생연분>으로 문을 연다. 춘향전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한국 전통문화를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몰락한 양반집 규수 서향과 신분 상승을 꿈꾸는 몽완, 각각의 몸종인 이쁜이와 서동이 주인공이다. 이번 무대는 3막부터 선보인다. 사랑에 빠진 몽완과 서향이 부모의 반대에 못이겨 결국 도망치려다 발각되는 장면까지다.

천생연분은 지극히 '한국적'인 오페라다. 서양식 관현악과 함께 대금·가야금·거문고·장구·북 등이 함께 연주된다. 장단 또한 익숙하다.

국립오페라단 관계자는 "천생연분은 국내 창작 오페라에 대한 국립오페라단의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페라 갈라의 대미는 1974년 국립오페라단이 국내 초연한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이 장식했다.

이 작품은 노르웨이 해안이 배경이다. 자신을 영원히 사랑해 줄 여성을 찾기 전까지 유령선에 묶여 있어야 하는 네덜란드인이 육지에 정박하면서 막이 전개된다.

네덜란드인이 등장하는 1막과 젠타가 네덜란드인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바다로 뛰어드는 3막 2장이 이번에 공연됐다.

국립오페라단은 연말까지 틈틈이 양질의 무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 '유쾌한 미망인'에 이어 9월 '코지 판 투테', 10월 '헨젤과 그레텔', 12월 '라 보엠'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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