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탄력 받은 ‘신북방정책’…들썩이는 해운물류 시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군득 기자
입력 2018-05-01 10:4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중단된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 초점

  • 북한산 석탄 등 광물자원 활용…연안해운 활기

  • 중국‧러시아 등 북한 개발 선점 극복이 관건

[사진=연합뉴스]


'2018 남북 정상회담' 이후, 문재인 정부의 유라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신(新)북방정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북한이 해운물류시장 개방에 나설 경우, 물자조달 및 사회간접자본(SOC) 분야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와 북한, 한국이 공동으로 추진키로 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재가동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북한의 해운시장이 개방되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산 석탄 등 광물자원 공동개발로 인한 연안해운 분야의 활성화도 점쳐진다. 매장량이나 이용가치 면에서 천문학적인 잠재력을 보유한 북한 자원이 개발될 경우, 우리 연안해운업이 호재를 맞을 공산이 크다.

그러나 북한 항만부문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미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선점한 상태다. 우리나라는 이들 국가와 컨소시엄 형태로 접근해야 하는 실정이다.

◆北, 세계 10위권의 풍부한 광물자원··· 연안해운 새로운 기회

지난 2009년 대한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북한 광물자원의 잠재적 가치는 4321조원에 이른다. 마그네사이트·중석·몰리브덴·금·운모 등 규모면에서 세계 10위 안에 든다.

반면 우리나라의 광물자원 잠재가치는 132조원에 불과하다. 90% 이상의 광물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북경협이 이뤄지면 북한의 광물자원을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연안해운 시장이 북한 광물자원에 주목하는 것은 운송수단 때문이다. 북한의 철도나 도로시설이 열악해 남북 간 광물자원 운송 수요는 해상운송을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남북 간 해상운송은 정치적 위험요소가 많고, 남한의 내항선사도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준비가 부족하다. 특히 북한 광물자원 운송권을 따내기 위한 내항선사 간 과열 경쟁도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사 간 선박운항 단일화로 사업위험성을 분산하고, 운항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남북 간 해상운송은 남한 내 해상운송보다 운항거리가 길다. 내항선대의 대형화가 필요한 셈이다.

남북 간 해상운송사업이 정치적 영향을 적게 받을 수 있는 환경조성 방안도 제기된다. 남북경제협력 차원에서 해상운송사업을 일관되게 진행할 수 있도록, 공식적인 협의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산업연구실장은 “남북 간 해상운송사업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남북한 해운기업이 동시에 참여하는 합작선사를 설립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북한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남북 간 해상운송사업을 훼손할 가능성을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지개 켜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이번에 성과 낼까

남북경제협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반도 정세에 따라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번 4‧27 정상회담에서도 해운물류 분야에서 단연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남북경색 국면이 지속된 사이, 중국과 러시아는 나진항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부으며 미래를 대비했다.

중국은 2005년 북한과 공동으로 6억1000만 위안(약 1032억원)을 출자, 나선 국제물류 합영회사를 설립했다.

부산항에 가득한 어선 모습. [연합뉴스]


러시아 역시 나진항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7년 1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극동 러시아 개발에 1000억 루블(약 1조7150억원)을 투입한다고 발표, 북한과 러시아 간 두만강 개발 협력이 구체화됐다.

러시아가 나진항 투자에 적극적인 것은 중국이 이 지역을 차지할 경우 한반도 종단철도(TKR)-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사업 등에서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모두 적극적인 투자와 달리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투자계획 발표 후 1년 만에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며 공사를 중단했다. 러시아 역시 우리나라 기업의 소극적인 투자 등으로 나진항 개발사업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처럼 나진항 개발에 대한 국가 간 이해관계가 얽힌 가운데, 우리나라는 나진항과 부산항의 접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 동북지역과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 자원이 동해를 거쳐 중국 장강삼각주 및 주강삼각주로 운송되는 중간 거점지로서의 역할을 부각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한국이 나진항과 청진항 개발에 국제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 나진-부산항 개발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 관계자는 “나진항은 북방 관문으로, 전략적 요충지다. 그러나 북한이 나진항 1호 부두와 3호 부두 경영권을 각각 중국과 러시아에 넘겨준 상황”이라며 “한국이 주도하는 네트워크 형성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불안한 국제정세의 영향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현 상태를 고려, 관련 국가와 물류 네트워크 안정화를 위한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부산항만공사·연구기관 등 공공기관, 민간사업자로 구성된 산·학·연·관 전담반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