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사람존중 기업문화가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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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범 기자
입력 2018-04-2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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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전 중소기업학회장)

[이정희 전 중소기업학회장.]


​최근 일부 경영인들의 갑질 행동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비록 일부 경영인들에 의한 부적절한 행동이지만, 이러한 사회적 물의가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혁신성장으로 힘을 얻어야 할 경제상황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된다.

만약 기업인들이 기업을 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기업을 소유물로 생각하고 마음껏 주인행세를 하면서 비뚤어진 경영 자세를 보일 수 있다. 그리고 전문경영인이나 직장 상사도 부하 직원들을 아랫사람으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게 되면 갑질의 자세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금수저 재벌 2, 3세들의 갑질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세상이 바뀌고 있음에도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나쁜 버릇이 고쳐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해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시카고대의 리처드 탈러 교수는 그의 저서 ‘넛지(Nudge)’로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었다. 탈러 교수의 저서 ‘넛지’를 통해 먼저 모범을 보이고 슬쩍 옆구리를 찔러서 상대방을 움직이게 하는 넛지식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이제 직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지 않고, 강압적인 자세로 경영을 하는 것은 구태의 경영 자세임에도 아직 구태한 경영 자세를 보이는 일부 기업인들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생산성인데, 생산성을 높이려면 인력을 감축하고 비용을 쥐어짜는 과거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감동경영이 필요한 것이다. 직원을 배려하고 우대하며 직원에게 투자하는 기업인의 자세가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이며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일에 몰입하는 동기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는 생산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제 중소기업이나 대기업 모두, 기업을 내 것으로 여기는 소유자적 자세의 경영은 사라져야 한다. 이러한 잘못된 사고와 자세가 기업 내에서 갑질 행동을 야기할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가 없이는 앞으로도 문제의 갑질 행태가 계속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아이들이 부모의 행동을 보고 자라듯이, 기업 내에서는 직원들이 경영주들의 행동을 보고 잘못된 행동을 배울 수 있다. 윗자리부터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의식혁신의 변화 바람이 불어야 한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성장에 의존해 왔다고 할 수 있으며,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에 사람 중심보다는 물질 중심의 문화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대기업의 창업 1세대가 물러나고 2, 3세대로 그 경영권이 넘어가면서 물질문화에 익숙한 일부 대기업 2, 3세들이 경제가 성숙해지고 새로운 변화를 필요로 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질 중심의 자세를 보이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이제 혁신성장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하는 한국경제의 국가적 과제 앞에서 사람중심 문화가 만들어지지 못하면 혁신성장도 이루기 어려운 것이다. 기업의 혁신은 결국 기업인이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기업인과 직원이 함께 이뤄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업인의 의식혁신이 이뤄져야 하고, 뒤이어 직원들의 동기혁신이 이뤄지면서 혁신성장의 길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미국 포천지는 매년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을 발표하는데, 눈에 띄는 기업으로 웨그먼스 푸드마켓(Wegmans Food Market)이 있다. 뉴욕주를 중심으로 한 미국 북동부 지역의 슈퍼마켓 체인인 웨그먼스 푸드마켓은 지난해 포천지의 일하고 싶은 100대 기업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이 기업은 손님이 왕이기에 앞서 먼저 직원이 왕이라고 하는 기업이다. 직원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으로 유명한 웨그먼스는 경영성과도 좋은 기업으로 알려지며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 순위 톱 10에 랭크되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에서도 웨그먼스와 같은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며, 사람존중 기업문화가 크게 확산되기를 바란다. 사람존중 기업문화의 확산이 결국에는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며 혁신성장의 길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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