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가상화폐, IoT 시장 업고 5~7년뒤 물 만난다"...이상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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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8-04-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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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지 교수, "빅데이터를 활용한 IoT 환경에서 가상화폐가 맞춤형 지불수단된다"

  • 가상화폐 가치 판단, 활용 가능한 시장과 고객을 소유했는지 여부로 결정돼

이상지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사진=KAIST 제공]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모은 가상화폐 시장은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시장을 기반으로 상용화될 것입니다."

중소기업 4차 산업혁명위원회에서 활약하는 이상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의 가상화폐에 대한 대답은 간단했다.

지금은 가상화폐가 활성화되기엔 아직 이르다는게 그의 판단이다. 가격 변동폭이 시시각각 큰 가상화폐에 대한 정확한 미래예측은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

다만 사물인터넷 시장 속 데이터거래에 활용될 이더리움 계열의 '토큰(Token)'식 암호화폐의 전망이 밝다는 게 이상지 교수의 예측이다.

특히 사물 간의 거래에 안성맞춤인 가상화폐가 거래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IoT 기반의 플랫폼과 인프라 구축이 무엇보다도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상화폐의 최종 승자, "이더리움이 될 확률 높다"

이상지 교수는 "비트코인은 A라는 사람에게서 B라는 사람에게 얼마를 줬다는 식의 분산거래원장 기록인데, 기록 그 자체 말고는 별다른 게 없다"면서 "비트코인 자체로 지불용으로 활성화 될 시점이 오겠지만, 현상황에서는 가격 변화폭이 커 언제 쓰는 게 좋을 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렇다 보니 스마트콘트랙트(전자계약)를 포함한 이더리움 등 알트코인의 활용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더리움은 거래 이외에도 무언가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어 블록체인에 유용한데, 이게 바로 스마트콘트랙트이다. 플랫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의약품이나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상화폐의 비전에 대해 이상지 교수의 시각은 한 분야에만 활용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분야로 활용 가능한 블록체인의 다양성에 초점이 맞춰진다.

이같은 시각는 결국 비트코인이 가상화폐 시장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그는 "의약품, 농산물 유통 추적 등 스마트콘트랙트가 필요한 블록체인 분야가 갈수록 늘어날 텐데, 이 부분에서 우수한 게 바로 이더리움"이라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블록체인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가 쉽지가 않고, 대신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하는 게 수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많은 글로벌 대기업 및 중소기업이 가상화폐공개(ICO)에 나서며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지만, 이 교수는 이더리움 계열에서 비롯된 토큰을 주목한다.

이더리움 플랫폼을 통해 직접 거래가치가 있는 코인이 아닌, 사업별 활용 가능한 토큰이 관련 해당 비즈니스에서 활성화될 것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많은 벤처기업이 ICO를 하지만 실제 시장에 접목될 수 있는 토큰을 발행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지만, 그런 벤처기업은 드물 것"이라면서 "다만 토큰 개념의 가상화폐의 성공여부를 따진다면, 특정산업의 기존 시장과 고객을 확보한 상황에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우후죽순 발행되는 가상화폐에 대해 투자자들이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상화폐 가치, "5~7년 뒤에 빛 본다"

이상지 교수가 예측하는 가상화폐의 예측은 사물인터넷 시장의 전망과 직결된다. 

이 교수는 "가상화폐는 실물 통화가 아니고 거래기록이며 거래 데이터인데, 이는 사물과 사물사이에 적합한 거래형태"라며 "이렇다 보니 가상화폐는 사물인터넷 기반의 사물 간 거래에서 먼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를 들어 인공지능을 가진 A라는 청소로봇이 고장났을 경우, B라는 수리로봇에 수리를 요청할 것이다. 수리를 마친 뒤 수리비를 지불해야 하는데 이럴 때 실물 통화를 주고받을 수가 없다"며 "이런 상황에 가상화폐는 거래의 기록, 코드이기 때문에 상호 지불수단으로 최적화된다"고 설명했다.

이미 2020년께 사물인터넷 기기 수가 약 500억개가량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 만큼, 사물 간 거래환경이 앞당겨 찾아올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우리 생활속에서 사물인터넷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데, 사실 500억개 기기가 나와도, 통합된 플랫폼 환경이 구축되지 않으면 가상화폐 시장을 이끌어갈 수 없다"며 "현재 구글과 글로벌 대기업이 각각 추구하는 IoT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지만, 사물인터넷을 관리할 수 있는 통합된 플랫폼을 갖추려면 아직 멀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초연결시대에 맞춰 통합된 IoT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는 시기는 대략 5년 뒤로 예측되는데, 이 경우 세계적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시장이 생활 속에서 활성화된 뒤 2년이라는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 환경이 기지개를 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데이터 대가 지불 후 실물 통화 대체한다"

이상지 교수는 사물인터넷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데이터에 대해 '인터넷의 기름'이라고 설명했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는 센서 등을 통해 생산된 데이터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근간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모두(인간+사물)가 데이터를 창출하는 입장에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돈을 주고받을 때 사물에 대한 보안체계는 블록체인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사물인터넷의 발전과 블록체인, 가상화폐는 함께 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인포메이션(정보)의 근간인 인터넷과 가치의 근간인 코인이 융합된 환경이 우리의 생활에 구현될 것이고, 이게 바로 사물인터넷과 연계된 블록체인 경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데이터가 기반이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글로벌 기축통화 역시 가상화폐로 전환될 확률이 높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금은 가상화폐를 규제하지만 달러화에 맞대응하는 입장에서 위안화보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통해 기축통화상 우위에 서려고 할 것"이라며 "중국 정부 역시 그런 상황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지 교수는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은 주식과 같이 단타를 통한 수익창출 양상을 보여, 블록체인의 가치에 대한 평가는 관심을 얻지 못한다"며 "그러나 사물인터넷 시장의 활성화에 힘입어 우선 가상화폐가 지불수단으로 상용화된 뒤 실물통화로 옮겨져 가상통화 중심의 거래시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신속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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