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정족수 미달 속출…섀도보팅 폐지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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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기자
입력 2018-03-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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섀도보팅을 폐지한 영향에 상장사 주주총회가 잇따라 파행을 겪고 있다.

에이프로젠제약은 23일 공시를 통해 이날 주총을 열 예정이었으나 의결 정족수가 미달해 한 주 미룬 30일에 다시 진행한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안건을 결의하려면 25% 이상 지분이 모여야 하지만 위임장과 전자투표 등을 통해 모인 지분이 17%에 그쳐 주총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족수 미달 때문에 감사 선임안이 부결되는 사례도 있었다. 코아스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이사 선임 등 일반 안건을 승인했지만 감사 선임 안건은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크린앤사이언스도 재무제표, 이사선임 등 일반 안건은 승인받은 반면, 감사 선임 안건은 부결처리됐다. 재무제표, 이사선임 등 일반 안건만 원안대로 통과됐다.

감사 선임 안건이 주총에서 부결된 상장사는 전날까지 7곳에 달한다.

섀도보팅은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주주 의결권을 한국예탁결제원이 대신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25% 이상인 업체들은 주총을 개최하고 일반 안건을 처리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최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경우(감사선임 등)나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은 소액주주 지분을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해 안건이 부결되는 경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주총을 연기한 에이프로젠제약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7.53%에 그친다.

상장사들은 주총에 소액주주를 참여시키는데 애를 먹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회사가 접할 수 있는 주주 정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된 이름과 주소뿐인데, 주소가 바뀌었을 경우 연락할 방법이 없어 참석 독려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장사들이 같은 날 한꺼번에 주총을 열어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주총을 개최하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551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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