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막아라" 은행권 너도나도 유연근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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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3-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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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임이슬 기자]

은행권에 시차출퇴근제가 확산되고 있다. 직원들은 경력 단절을 방지할 수 있고, 은행들은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어 윈윈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이 초등학교 입학 자녀가 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10시 출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KEB하나은행도 출근시간을 한 시간 늦추는 데 동참했다.

출근시간은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춰지지만 퇴근시간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임금도 신청 직원들의 경제적 부담이 발생되지 않도록 종전과 동일하게 지급된다. 

나머지 KB국민·신한은행·우리은행 등은 유연근무제로 10시 출근제를 갈음하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출근시간 늦추기를 시행하는 것은 정부 정책과 맞닿아 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직장인들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제·유연근무제 등 기존제도를 활용해 출퇴근 시간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나아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 실현과 저출산 문제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다른 직군에 비해 복지가 좋다고 해도 육아를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여러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 이 경우 대부분 여성이 일을 그만두고 육아전선에 뛰어든다"며 "특히 초등학교 입학 후 아이들이 정서불안·부적응 등을 보이면 퇴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 은행권에 여성 직원이 남성보다 많지만 한 곳에서 꾸준하게 일하는 기간은 더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4개 시중은행의 정규직과 기간제 근로자를 합한 총 직원수는 여성이 3만878명으로 남성(3만254명)보다 624명 더 많다. 하지만 평균 근속연수는 여성이 12년 5개월로 남성(18년)에 비해 현저히 낮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결혼·육아가 집중되는 30대 후반에 가장 많이 벌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차이는 20.5%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높다.

20대 후반만 해도 여성이 경제활동 참가율은 75%에 달하지만 30대 후반엔 58%로 급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30세 전후 결혼과 출산 등을 이유로 일을 포기하는 여성들이 늘어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적으로 여성 경제활동참가가 증가하는 것에 역행한다. 주요국들은 저출산과 인구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로 보완하고 있다.

OECD 평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3.6%로, 15년 전보다 6.6%포인트 상승했다. 한국은 이 기간동안 8.5%포인트 상승한 58.4%로 집계됐다. OECD 평균을 하회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눈치 보지 않고 출근시간을 조정할 수 있으면 직원 입장에서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어 좋을 것"이라며 "은행으로서도 업무 숙련도가 높은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어 잘 자리 잡으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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