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농어촌]식량으로 의약품으로…신산업 블루오션 ‘곤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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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18-03-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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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량자원‧의약품‧화장품 등 다양한 산업 접목 가능

  •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소재발굴‧산업화 박차

  • 곤충스마트팜 환경제어기술 개발하기로

식용곤충을 재료로 만든 떡과 다과. [사진 = 농식품부 제공]
 

#홍잠(弘蠶)이라는 새 명칭이 생긴 익힌 숙잠(누에)은 간기능 개선과 숙취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됐다.

최근에는 피부 흑화를 41%나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피부미용식품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곤충자원에 대한 꾸준한 연구가 상품화로 이어지면서 농산업 신시장 창출과 양잠산업 활성화에 기여, 농가소득 증대에 앞장서고 있다.

곤충산업이 기존 관상‧채집 같은 제한적인 분야에서 벗어나 식량‧의약품‧화장품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곤충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소재로 활용도에 따라 각 산업과 접목될 여지도 크다.

◆38조원 세계 곤충시장··· 韓, 농업생물자원 기반 마련한다

과거와 달리 최근 곤충은 식용뿐 아니라 △의료용 △화분매개용 △환경정화용 △학습애완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된다.

곤충을 이용한 기능성 소재 개발부터 식‧의약 소재가 점차 발굴되면서 세계 곤충시장은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원으로 3.5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상 같은 전통적인 시장을 넘어 주목받는 분야는 식량자원으로서의 곤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기아퇴치‧영양보충‧환경오염 저감 방법으로 식용곤충을 지목하기도 했다.

건조 벼메뚜기의 경우, 같은 중량의 쇠고기보다 저탄소 단백질이 3배 이상 많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식용곤충 시장규모는 2015년 8000억원에서 2020년 1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식량난과 고부가가치 식품개발을 위해 과학적 안전성 평가를 거친 총 7종이 일반식품으로 식약처에 등록됐다.

갈색거저리를 이용한 노인식‧수험생용 영양균형식 12종이 있고, 수술환자를 위한 특수환자식은 물론 식용곤충을 활용한 조미류‧장류 등 다양하다.

◆곤충의 무한변신··· 농가 소득 증대 견인

곤충은 식량자원 이외도 의약품‧화장품‧3D 등의 산업분야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소재다.

누에고치 실크는 고막패치‧치과용 차폐막 등 의료용 소재로 활용되고, 꽃벵이에서 인돌 알칼로이드를 추출해 항혈전과 혈행개선 치료제가 개발됐다. 익힌 숙잠은 알코올성 간질환 예방‧피부미백‧파킨슨병 예방에 사용된다.

기능성 화장품 등 생활용품 소재로도 사용된다. 애기뿔소똥구리에서 추출한 코프리신은 기능성 화장품에 활용되고, 왕지네 분리 항생물질은 아토피 치유 효과가 있다.

최근 몸속에서 녹는 수술용 봉합사와 뼈 고정판, 고정나사 등을 만들 수 있는 ‘바이오 3D 실크 프린팅 시스템’이 개발됐다. 수술용 실은 기존 대비 생분해성이 4.1% 높고, 염증은 낮아졌다.

꿀벌 같은 화분매개곤충은 작목 다양화와 현장이용기술 개발에 이용된다. 화분매개곤충을 이용한 작목은 2011년 19작목에서 2016년 26작목으로 늘었고, 이들의 생산성은 10~20% 향상됐다.

세계 식량 생산량의 35% 정도는 곤충의 화분매개에 의존하는 만큼, 향후 활용도가 높다.

곤충이 다양한 분야에 쓰이면서 농가소득도 늘었다. 익힌 숙잠과 관련된 제품이 개발되면서 ㎏당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가격이 올라 누에 생산농가는 소득이 늘었다.

미백‧항산화 복합기능성이 구명된 벌 화분은 2014년 생산량이 24t에서 지난해 300t으로 크게 늘었고, 가격도 ㎏당 2만2000원에서 5만원으로 두배 이상 올라 농가 소득이 증가했다.

◆안정생산체계-소재 다양화 과제··· ‘생산-공급-산업화-현장활용’ 기반 닦는다

높은 성장 가능성을 내포한 곤충시장이 정착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내 곤충시장 여건은 진입단계인 만큼, 시장변화에 따라 신품종 육성 방향과 특성 검증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자유무역협정(FTA)과 기후변화 등 여건이 바뀔 경우를 대비, 안정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거나 농업현장에 적용 가능한 농업미생물 개발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곤충산업의 시장 확대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비자 신뢰와 함께 맞춤형 제품 개발이 필요하지만, 아직 미흡한 수준이다. 안정적인 소비기반 마련‧확대를 위해 용도를 더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농촌진흥청은 올해 농업생물자원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신소재 개발과 현장활용기술 구축을 중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7건이던 기능성 소재 발굴과 산업화를 올해 31건으로 늘리고, 농업미생물 현장활용기술도 21건에서 28건으로 높였다.

시장요구에 대응한 신품종 육성과 식용곤충의 생산비 절감 및 안전사육을 위한 종합관리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곤충사육시설 표준설계도를 기반으로 ‘곤충스마트팜’ 환경제어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고부가가치 식의약 소재 개발과 소비확대를 위한 용도 다양화에도 나선다. 흰점박이꽃무지‧익힌숙잠 등의 소재를 활용, 치과용 차폐막이나 고막패치 등 산업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곤충시장 발전과 활성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해 용도를 다양화하고, 곤충 소비기반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반려동물 사료 원료, 조미류, 식용곤충 식품소재화 등 여러 분야‧산업에 접목하고, 식품원료 등록을 위한 안전성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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