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15년 無설계사' 악사손보...원칙 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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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8-01-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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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험상품 광고 위해 3명 채용

  • 장기보험 시장 진출 이후 변화

2002년 설립 이후 15년 동안 설계사를 뽑지 않았던 악사손해보험이 지난해 설계사 3명을 채용했다. 지난해 취임한 질 프로마조 사장이 장기보험 시장 진출을 선언한 이후 회사가 크게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악사손보는 지난해 예정에 없던 설계사 3명을 채용했다. 15년 동안 설계사를 뽑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변화다.

다만 악사손보가 다른 대형 손보사처럼 대면채널을 구축하기 위해 설계사를 채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악사손보 측은 보험 상품 광고를 위해 부득이하게 설계사를 채용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보험 상품 광고를 규제하는 보험업법과 관련이 있다. 지난 2012년 금융위원회는 보험 설계사 자격증이 없는 유명 연예인이 광고 모델로 나와 보험 상품을 소개하고 권유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보험업법을 개정했다.

이후 이순재나 김상중 등 일부 연예인이 보험 상품 광고를 위해 설계사 자격을 취득하고, 설계사 등록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악사손보도 지난해 설계사 자격증을 가진 MC와 아나운서를 보험설계사로 채용하고 보험 상품 광고를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련의 사건을 놓고 악사손보가 본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시각이 많다. 2012년 보험업법 시행 이후에도 5년 동안 보험 상품 광고를 제작하지 않았던 악사손보마저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악사손보는 2002년 자동차보험 판매 전업사(당시 교보자동차보험)로 출발했다. 2010년대 들어 종합 손보사로 변신을 선언했으나 자동차보험 의존도가 90%에 가까운 영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경하지는 못했다. 때문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따라 회사의 손익 변동이 컸다.

이 같은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다는 게 신임 CEO의 생각이다. 지난해 취임한 질 프로마조 사장은 같은 해 장기보험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이후 상품 광고 제작 등 차근차근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악사손보의 장기보험 시장 진출이 실패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보험료 차별화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자동차보험과 달리 대형 보험사의 텃세가 심한 장기보험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생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다만 악사손보 같은 소형사도 보험 상품 광고를 찍어가며 신시장에 진출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의견이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계속 악화되면서 가만히 있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악사손보도 비슷한 생각을 했기에 하지도 않던 보험 상품 광고를 찍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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