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 오래 못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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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8-01-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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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1원 오른 106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같은 원화 강세 기조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새해 첫 거래일에 1061.2원에서 거래됐다. 환율이 1060원대로 내려온 건 종가 기준으로 3년 2개월 만이다. 이후 환율은 장 중 1050원대를 터치하는 등 하락에 탄력이 붙은 모양이다.

그동안 환율 하락을 용인하는 듯했던 외환당국은 1050원대 붕괴를 앞두고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돌입, 환율을 끌어올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화 강세를 이끄는 요인이 유지되며 당분간 원화 약세보다는 강세 압박이 조금 더 클 것"이라면서도 "원·달러 환율 수준이 현재보다 더 많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방향을 맞추고 있다"며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점차 상승 반전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도 "지난해의 달러 약세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으나 여러 요인들을 감안할 때 달러화가 제한적 범위 내에서 반등할 것"이라며 "달러 약세를 예상하는 시각들은 견조한 미국 경기회복세, 미 연방준비은행(Fed)의 본격적 통화정책 정상화, 해외 유보이익 본국송금 증가 등을 과소평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부터 원화 가치가 상승하는 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한 덕분이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를 넘을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2018년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제시했다. 오는 1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향후 경제상황을 감안해 성장률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 경쟁령이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현재 경제지표상 위축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무역과 경상수지 역시 대규모 흑자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지난해 10월 한은이 6년 5개월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다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확인되면서 원화는 더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는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서 신중론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 경제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도 원·달러 환율 하락의 요인이다. 실제 북핵 문제로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던 때 CDS스프레드가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10월 이후 급락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신년사와 평창올림픽을 위한 남북회담 등이 리스크를 해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가 자체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도 원화 강세를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지게 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향후 미국 달러는 강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올해 2~3회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감안한 조속한 금리인상 방침에는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기술적 측면도 향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방증한다. 환율은 최근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1060~107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중심선 역할을 했던 범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시 기술적인 저항도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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