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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유보통합 안하나

이한선 기자입력 : 2018-01-14 13:16수정 : 2018-01-14 14:01

이한선 기자

지난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과 시도교육감들이 수시로 싸웠던 문제가 누리과정 예산 문제였다.

교육부 장관은 보통교부금으로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을 모두 내려 보냈다고 했지만 시도교육감들은 어린이집이 소관기관이 아니라면서 예산을 편성하지 않고 버텨 부모들 애를 태웠었다. 이번 정부 들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전체를 국고로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게 됐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소관 부처가 달라 일어난 일이었다.

부모들이 3~5세 유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기도 하고 어린이집에도 보낼 수 있는 가운데, 누리과정 예산 갈등은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을 불투명하게 하면서 부모들을 어린이집 대신 비싼 유치원에 보내야 할지 고민하도록 만들기도 했었다.

현재 유치원은 교육부가 관장하지만 어린이집은 보건복지부가 관할한다. 유보통합을 추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소관 부처를 통일하고 유아교육이 일관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안이 이전 정부에서부터 추진되고 있지만 지지부진해 보인다. 정부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정체돼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교육부가 유아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지만 유보통합에 대한 내용은 한 줄도 없었다. 국무총리실의 국무조정실에서 담당을 해서 그런지 교육부에 물어봐도 어떻게 돌아가는지 묵묵부답이다. 통합을 하겠다는 것인지 말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이번 정부 들어 누리과정 갈등은 없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소관 부처가 달라 문제들이 속속 불거지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방과후 영어 금지 논란도 그렇다. 두 부처가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하느라 질질 끌다가 결정이 늦어지면서 논란만 커졌다. 어린이집이 교육부 소관이었이면 지난해 말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금지와 함께 일찌감치 금지 결정을 했을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11월 초등 1, 2학년 방과후 영어 금지와 관련해 검토 끝에 기존 유예 조치를 없애는 문제에 대해 예정대로 일몰을 하는 것으로 단호하게 결정했었다.

초등학교 유휴교실 어린이집 활용 관련도 마찬가지다. 지금도 법적으로는 유휴교실 어린이집 활용이 가능하고 현재 22곳이 있지만, 학교장들이 타부처 소관 기관이 들어올 경우 행정처리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됐지만 교육부와 시도교육감들의 반발을 산 가운데 입법이 무산된 일도 있다. 소관 기관이 달라 사고가 날 경우 책임 소재가 복잡해지는 문제도 학교장들이 어린이집 수용을 꺼리는 이유가 됐다.

원아가 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다칠 경우 학교장 책임이냐 아니면 어린이집 원장 책임이냐를 놓고 따지게 되면 일이 복잡해진다는 것이다. 운동장 시설에 하자가 있을 경우, 학교장 책임이 될 수도 있고 하자가 있는데도 주의를 주지 않은 어린이집 원장의 책임이 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상부 기관에서 조정해야 하는 경우 학교의 상부기관인 교육지원청이 해야 하는지 아니면 어린이집의 상부기관인 복지부 산하 기관에서 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는 것이다. 유시민 전 의원의 청원으로 총리실에서 지시가 떨어지면서 유휴교실 어린이집 활용을 놓고 교육부와 복지부가 협의에 나서 위와 같은 장애요소를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교육부는 유휴교실이 있으면 우선은 학생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그래도 남을 경우 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장애 요소를 없애기 위해 복지부와 협의를 통해 사고 시 책임 소재를 구체화하고 명확히 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모두 두 부처로 나뉘어져 있으면서 사안이 복잡해져 발생하는 일들이다.

유보통합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권한을 넘기고 조직 이동이 불가피한 복잡한 문제지만 이처럼 계속 삐걱거리니 속도를 내서 해결이 됐으면 한다.

대통령 한마디면 힘을 받을 것이다. 대통령이 나서 “국민들이 불편을 겪으니 유보통합을 빨리 하라”고 한마디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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