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4차 산업혁명 '축소판'…중국 스마트시티 건설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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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8-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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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개 도시서 짓는 스마트시티…시장 규모 160조원

  • "알아서 척척" 스마트신호등, 무인전철, 무인항구···

  • 스마트 시티 핵심…5G 상용화 '속도'

  • BAT가 함께 만드는 스마트시티―슝안신구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 도시를 더욱 ‘똑똑’하게 만들어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12월 11일 후베이성 우한(武漢)의 스마트 시티(도시) 건설현장을 찾아 한 말이다.

우한시는 현재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행정, 스마트 의료, 스마트 양로, 스마트 교육 등 71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스마트 교통의 경우 시내 전체 도로상황과 차량 위치 정보 등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실시간으로 교통체증을 파악해 교통 정보를 제공하고 주차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 총리는 스마트 시티 건설은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한시의 스마트 시티 건설 프로젝트를 높이 평가했다.

◆ 500개 도시서 스마트 시티 계획·건설 중

스마트 시티란 교통·교육·의료·물류·행정·금융·환경·치안 등 도시 인프라 운영에 최첨단 IT 기술을 유기적으로 연결시킨 미래형 도시다.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교통정보로 도로가 덜 막히고, 친환경 기술로 대기오염이 개선되고, 원격 의료·교육 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도시인들이 좀 더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5세대(5G) 통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 혁신기술이 집약된 곳이 스마트 시티라 할 수 있다.

스마트 시티 건설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가 됐다. 중인궈지(中銀國際·BOCI)는 전 세계 스마트시티 관련 산업 시장 규모가 2017년 4246억8000만 달러(약 458조원)에서 2022년 23.1% 늘어난 1조2016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이미 2012년부터 스마트 시티 시범 건설 도시를 매년 선정해왔다. 현재까지 베이징·상하이·톈진 등 전국적으로 331개 도시가 선정됐다. 지난 2015년엔 리커창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에 처음으로 스마트 시티 발전이라는 단어가 삽입됐다. 중국의 5년 경제발전 계획인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에도 스마트 시티 건설은 포함됐다. 오는 2020년까지 중국은 전국에 스마트 시티 100개를 건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스마트 시티의 기반이 되는 AI, 빅데이터 관련 국가급 전략도 속속 마련됐다. 

정부의 지원사격 아래 각 도시들은 스마트 시티 건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증권보는 현재 전국 500개 이상 도시에서 스마트 시티 발전 계획을 내놓거나 혹은 건설 중이라며, 중국 스마트 시티 시장 규모가 향후 1조 위안(약 164조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첸잔(前瞻)산업연구원은 '중국 스마트 시티 건설 보고서'에서 2015년 중국 스마트 시티 건설 투자액이 이미 5000억 위안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 "알아서 척척" 스마트 신호등, 무인전철, 무인항구···
 

중국 스마트교통 투자액[자료=21세기경제보]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도 스마트 교통의 발전이 눈에 띈다. 13억 인구가 모여 사는 중국의 도시에선 교통 체증, 주차난, 낙후된 대중교통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게 다반사인데, 스마트교통이 이를 해결해 주고 있는 것. 21세기경제보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교통 투자액은 2007년 247억 위안에서 2014년 837억6900만 위안, 2017년 1413억8100만 위안까지 늘어나 2020년 2000억 위안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알리바바의 도시’ 저장성 항저우가 대표적이다. 알리바바의 클라우드 서비스 계열사인 알리윈(阿里云)은 지난해 10월 항저우에서 '도시대뇌(城市大腦)'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AI 기술인 ‘알리윈 ET’를 적용한 것으로, 중국 언론들은 이를 ‘도시 데이터 빅브레인’ 프로젝트라 불렀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 신호등의 구현이다. 항저우 시내 곳곳에 설치된 신호등이 교통 흐름에 따라 15분마다 알아서 작동함으로써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있는 것. 

효과는 놀라웠다. 알리윈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신호등이 설치된 128개 시내 교차로의 차량 통행시간이 15.3% 줄었고, 주요 고가도로 통행시간은 평균 4.6분 단축됐다. 시내에 설치된 5만개 폐쇄회로(CCTV)를 통해 불법 주·정차, 교통사고 등을 하루 평균 500건 이상 적발하는데, 그 정확도가 92%에 달한다. 이는 교통경찰 15만명이 3교대로 작업해야 하는 업무량이다. 항저우 시내에서 구급차가 현장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절반으로 단축됐다.

알리바바의 도시대뇌 프로젝트는 항저우뿐만 아니라 인근 저장성 취저우, 장쑤성 쑤저우, 마카오 등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달말부터 베이징에서 운행되는 무인전철. [사진=바이두]


‘교통지옥’인 수도 베이징도 스마트 교통 추진에 적극적이다. 베이징에는 운전기사 없이 알아서 운행하는 ‘무인전철’이 지난달 개통됐다. 옌산(燕山)~팡산(房山)을 잇는 노선에 도입되는 무인 전철은 최고시속이 약 100㎞로, 총 14.4㎞ 구간의 9개 정거장에서 정차한다. 얼마 전엔 중국 내 최초로 자율주행차의 도로 시험주행 규정도 마련해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합법화했다. 사실상 중국의 첫 ‘무인자동차 테스트 도시’가 된 셈이다.

중국 산둥성 지난시에 깔린 태양광 고속도로. [사진=CCTV 캡처 화면]


산둥성 지난시의 고속도로엔 세계 최초로 태양광 고속도로가 시범적으로 깔렸다.  1㎞가 넘는 구간에 설치된 고속도로 노면에 태양광 패널을 깔아 달리는 전기차가 무선충전을 하고 도로에 쌓인 눈도 녹이고 인근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기존 아스팔트 도로보다 설계수명이 길 뿐만 아니라 도로 자체가 주행 중 무선충전, 인터넷 연결, 빅데이터 집적 및 분석 등의 기능을 실현함으로써 스마트 도시의 일부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개항한 세계에서 가장 큰 무인 자동화 부두인 양산항(洋山港) 4기 부두. [사진=신화통신]


상하이는 '항구'라는 도시 특성에 맞춰 스마트 시티를 개발해 나가고 있다. 상하이에 소재한 양산(洋山)항은 지난 12월 10일 전 세계 최대 무인 컨테이너 터미널(부두)을 개항했다.

터미널 내 적재·하역·운송 등 모든 작업은 원격조종으로 이뤄져 100% 자동화가 실현된다. 중국이 자체 연구개발한 부두 스마트 생산관리제어시스템(TOS)과 스마트제어시스템(ECS)이 각각 터미널의 '대뇌'와 '신경'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부두 작업효율성도 높아진다. 시간당 40TEU(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까지 처리가 가능해 인력을 70%까지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친환경 육상전원공급설비(AMP)도 구축해 선박이 항만에 정박할 때 선내에 필요한 전기를 육상에서 공급함으로써 배출가스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 스마트 시티 핵심··· 5G 상용화 '속도'

중국 기업들도 스마트 시티 건설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중국의 삼성’이라 불리는 화웨이가 대표적이다. 화웨이는 자체적으로 IoT, 클라우드컴퓨팅, AI, 커넥티드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 시티 솔루션을 개발해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120여개 스마트 시티 건설을 돕고 있다. 2016년말까지 화웨이는 중국 내 42개 스마트 시티 건설사업에 참여했으며, 62개 도시와 스마트 시티 건설 관련 전략적 협력계약도 맺었다.

기업들은 스마트 시티 건설의 핵심인 5G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6억 달러를 투자해 2020년까지 5G 모바일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중국 3대 이통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도 2020년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중국 3대 이통사가 2019년 5G 인프라 건설에 돌입해 7년간 총 180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 BAT가 함께 만드는 스마트 시티―슝안신구

‘시진핑 특구’로 불리는 허베이성 슝안신구(雄安新區)에서도 중국의 차세대 스마트시티가 건설 중이다.

지난해 4월 국가급 특구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중국 '인터넷공룡' 3인방인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각 회사의 영문 이니셜을 따서 BAT라고도 부름)가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스마트 시티 건설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20일 바이두(百度)는 슝안신구 정부와 AI 스마트 시티, AI 국가실험실, 자율주행차 하이테크산업 시범구 건설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루치(陆奇) 바이두그룹 총재 겸 수석운영책임자(COO)는 "클라우드컴퓨팅·빅데이터·AI·자율주행 등 방면에서 바이두가 보유한 첨단기술을 활용해 슝안신구를 스마트 시티로 건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텐센트다. 앞서 지난해 9월 26일 슝안신구에 분사를 설립하며 BAT 중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지난해 11월 23일엔 슝안신구 정부와 핀테크(금융+IT)·스마트 의료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텐센트는 이곳에 핀테크 실험실도 세웠다. 텐센트가 보유한 빅데이터 리스크 통제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기술 등 최첨단 기술에 기반한 핀테크를 이곳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알리바바도 지난해 11월 8일 슝안신구 정부와 클라우드 컴퓨팅, IoT, AI 기반의 스마트시티 건설 방면에서 협력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알리바바도 이곳에 3개 자회사를 세웠다. 알리바바 AI기술회사, 알리바바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 디지털회사, 그리고 알리바바의 물류플랫폼인 차이냐오과학기술네트워크회사가 그것이다.

이 밖에 3대 이통사는 이른 시일 내 이곳에 5G 모바일 인터넷을 구축할 계획이다. 슝안신구가 중국 5G 상용화의 첫 실험장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차이나텔레콤은 통신회사인 ZTE와 손잡고 슝안신구에 NB-IoT(협대역 사물인터넷)를 구축하고 스마트 주차장, 스마트 가로등, 스마트 맨홀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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