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산성 악화 경영차질···내년도 사업계획 연내 수립 어려울 듯

  • 중기, 배터리 생산 증가로 원자재 값 급등·환차손 피해 눈덩이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수출업체들이 원·달러 평균 환율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1075원대가 붕괴되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의 연내 수립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무역협회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로 인해 일부 업체들은 연중 수출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연말 특수를 거의 누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착수한 10월 초와 비교해서도 이날까지 무려 80원 가까이 떨어져, 상당수의 기업들은 사업계획 확정 시기를 내년 초로 연기하고 있다.

수출업계 관계자는 “통상 환율의 등락이 무역거래에 미치는 영향은 3개월 후로 알려져 있으나 이는 신용장(L/C) 결제가 대세를 이루던 때의 이야기이며, 현금 결제인 전신환(T/T, M/T) 거래가 전체 수출입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금은 환율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받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사업계획도 뼈대 수준으로 맞추고, 환율에 맞춘 매출과 수익 목표치는 내년 초까지 확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주력 수출업종 환율 하락 피해 범위에 포함

무협이 지난 11월 27일부터 12월 1일까지 2016년 수출실적 50만 달러 이상 기업 51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기업이 제시한 2018년 사업계획 평균 원·달러 환율은 1090원이었다. 또한 응답기업의 절반(49.0%)이 ‘1075원 이상 1125원 미만’을 제시했다.

무협의 설문 조사 대상에는 대기업들도 포함되어 있다. 주요 대기업들은 사업계획 환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달러당 1150~1200원 수준으로 잡아왔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비교하면 대기업들도 내년 환율을 1075원 이하로 잡고 사업계획을 작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수출업체들이 내년 심리적 마지노선 환율을 1075원으로 잡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해가 넘어가기도 전인 이날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70.5원대까지 떨어져 상당 수 기업들이 이미 채산성 악화 등 경영차질을 겪고 있다.

품목별 내년도 사업계획 환율을 살펴보면 △휴대폰 및 무선통신기기 부품이 1108원 △화학공업제품과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이 1098원 △반도체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는 1097원 △플라스틱 고무제품 1092원 △전기·전자제품 1092원 △가전 1088원 △기계류 1084원 등으로 주력 수출업종 대부분이 환율 피해의 범위에 들어섰다.

시기별로 차이가 있으나 원·달러 평균 환율이 1100원대 이상을 기록했던 2015~2016년을 기준으로 할 때, 평균적으로 삼성전자는 환율이 5% 내리면 1433억원의 평가손실이, LG디스플레이는 원‧달러 환율이 5% 내리면 자본은 248억원, 손익은 332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환율이 5% 하락하면, 518억원, 기아자동차는 10% 하락했을 때 2365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중소기업 '환율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 겪어

중소기업들의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 용인시에 있는 한 소재기업의 송모 사장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증가로 코발트와 리튬 등 원자재 값이 1년새 곱절로 뛴 데 이어 최근 원화강세로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적잖은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판교에서 반도체 공정 관련 부품을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 사장도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단가 인상은 어렵고,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기업과 달리 환율 변동 충격을 최소화할 리스크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다수의 기업은 수출 단가 인상을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 조사 결과, 환율 10% 하락에 대해 수출 단가를 몇 %p 인상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5%p 이하(절반 이하)만 반영할 수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77.4%였으며,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기업도 27.3%에 달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단가 인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대다수의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절반도 보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건우 무협 동향분석실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에 대비해 기업들은 장기적인 환리스크 관리 전략 수립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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