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ICT] 평창, 5G와 UHD로 ICT 새 역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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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호 기자
입력 2018-01-01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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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의 축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만나 올림픽의 새로운 장을 개척한다. 평창에서 선보일 5G(5세대) 시범서비스와 UHD(초고화질) 방송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고 올림픽과 함께 새로운 ICT의 역사를 쓰게 될 전망이다. 역대 올림픽에서 라디오, TV, 위성방송 등 대회결과를 전달하는 인프라가 발전하면서 대회운영을 지원하는 IT시스템도 함께 진화해왔다. 올림픽과 ICT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유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40일을 앞두고, 올림픽과 함께 발전해 온 ICT의 발자취를 되짚어본다. [편집자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1월 29일 평창에 'ICT체험관'을 개관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ICT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한준호 기자) 


최정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평창ICT올림픽추진팀장은 “우리가 내세우는 5G와 UHD는 평창을 위한 ICT가 아니라, 올림픽이 끝난 후에 더 나은 산업으로 발전시킬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평창을 테스트 베드로 삼아 제대로 돌아가는지를 보고, 그것을 세계에 선보여 우리가 선도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에선 5G 시범서비스를 KT가 준비하고 있지만, 2019년 상반기 상용화에 맞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UHD방송도 이미 수도권 지역에서 전용 TV가 구비되면 시청이 가능한 상태이며, 12월 말에는 강원 지역에서도 UHD 본방송이 시작됐다.

최 팀장은 “평창에서 선보일 UHD 지상파 방송도 세계최초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평창 올림픽 개·폐막식과 쇼트트랙 등 주요경기는 현재의 지상파 방송보다 4배 선명한 4K로 생중계된다”고 말했다. 올림픽을 계기로 방송시장을 초고화질 영역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일본 총무성은 ‘올림픽·패럴림픽과 ICT’라는 자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이 세계 첫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5G 인프라를 토대로 실감형 콘텐츠와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UHD 방송 보급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 평창은 5G와 UHD 테스트 베드

올림픽 대회기간 중 평창에 가면 5G와 UHD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 UHD 영화 한편을 1초 만에 다운로드하고 용량은 1000배, 속도는 20배 이상 빨라지는 5G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5G 실감 미디어가 준비됐다.

싱크뷰(Sync View)는 봅슬레이와 같은 속도감 있는 경기의 실제 선수가 된 듯 생동감을 전해주는 개인 시점의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해준다. 옴니 포인트뷰(Omni Point View)는 크러스컨트리와 같은 장거리 레이싱 종목에서 특정 지점, 특정 선수의 경기 모습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인터렉티브 타임슬라이스(Interactive Time-Slice)는 쇼트트랙, 피겨 경기 장면을 멈추고, 선택한 선수를 중심으로 360도 정지 영상을 돌려 볼 수 있어 생동감 있는 경기 현장을 체험할 수 있다.

현재의 지상파 영상보다 4배 더 선명한 초고화질의 UHD 생중계로 올림픽 경기를 즐길 수도 있다. 올림픽 개·폐막식과 주요 경기가 UHD 방송으로 생중계된다. UHD 전용 TV가 있다면 수도권과 강원지역에선 안방 TV로 UHD 화질을 즐길 수 있지만, 인천공항 ICT 라운지와 평창 ICT체험관, 올림픽 베뉴 일대에 설치된 UHD TV를 통해 초고화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인천공항과 평창에는 울트라 와이드비전(UWV)이라 불리는 기존 TV나 영화 스크린보다 크고 넓은 디스플레이로 파노라마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초실감 영상서비스가 제공된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5G 전용 단말. (사진=한준호 기자) 


◆ 평창 이후 5G와 UHD 선점 본격화

한국과 중국, 일본이 자국에서 개최될 올림픽을 앞두고 5G 표준 선점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먼저 평창 무대를 통해 5G 망을 구축하고 단말을 개발해 그 위에 서비스를 올려 놓고 테스트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 자체가 우리의 선점 전략을 성공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최정호 팀장은 “평창의 요소는 시범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 중심의 5G 전략을 끌어갈 수가 있다”며 “UHD도 부분적으로 본방송이 개시하는 것이지만, 그것을 통해 UHD 영상을 보게 되면 반드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의 UHD 방송 시청 경험이 UHD TV 보급으로 이어지고, 이와 함께 UHD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가 상용화되면 가입자 비중이 2020년에 5%, 2021년에 30%, 2026년에 9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G가 기존 이동통신 시장을 점진적으로 대체하면서 국내 시장규모가 2020년에 27억 달러(2조9000억원), 2023년에 154억 달러(약 16조6000억원), 2026년에 381억 달러(약 41조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IOC 홈페이지 사진자료)


◆ 올림픽과 함께 업그레이드된 ICT

지난 2012년 개최된 런던 올림픽은 올림픽 역사상 최대 ‘디지털 올림픽’을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체 94개 경기장을 8만 회선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초당 60기가바이트에 이르는 통신량을 처리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런던 지하철에서 사용할 수 없었던 휴대전화도 올림픽을 계기로 구축된 고효율·고밀도 무선랜 덕에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런던 대회는 올림픽 최초로 유튜브 중계가 이뤄졌다. 유튜브 중계로 온라인 올림픽 시청자가 베이징 올림픽의 3배에 달했다. 런던 대회 홈페이지 방문자는 1억명을 돌파했으며,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50만명을 기록, 페이지뷰도 47억회에 달했다. 특히 홈페이지 이용자의 절반이 모바일 이용자가 차지해 스마트폰으로 올림픽 소식을 전달하는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이 확인된 대회로 기록되기도 했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은 러시아 이동통신사 메가폰(Megafon)이 대회 공식스폰서로 이름을 올리면서 올림픽 최초로 최대 300Mbps급의 LTE-A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선수, IOC위원, VIP 모두에게 1만8000대의 갤럭시노트3를 제공한 것도 화제가 됐다. 

또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합작해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를 활용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했다. 15경기 100시간이 넘는 모든 영상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전송했다. 러시아 시내 곳곳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한 경기 정보를 전하는 동영상도 호평을 받았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더 거슬러 올라가면, 올림픽과 ICT가 함께 발전했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32년 개최된 미국 LA 올림픽에서 첫 국외 라디오 방송이 시작됐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는 첫 TV 중계가 이뤄지고, 국제전화를 활용한 인터뷰의 막이 올랐다.

1960년 미국 스쿼밸리에서 열린 동계올림픽은 IBM이 개발한 컴퓨터 ‘RAMAC/305’가 경기결과의 데이터 처리를 위해 등장했다. 경기결과가 전자적으로 처리된 첫 대회로 기록됐다. 같은 해 개최된 로마 올림픽에선 유럽 18개국 사상 첫 생중계가 이뤄졌다. 멀리 떨어진 미국, 캐나다, 일본에도 생중계 됐지만, 1시간 지연된 방송이 송출됐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은 위송방송을 이용한 첫 생중계가 시작됐다. 선수들의 경기 기록을 위해 세이코(SEIKO)의 쿼츠시계가 처음으로 도입됐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은 개별 정보시스템을 통합한 대회용통합정보시스템(GIC)이 처음 운용됐으며, 시계기기의 정밀도가 1000분의 1초까지 높아져 정확한 경기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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