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ㆍ관왕지래로 관계복원…사드 서먹함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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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12-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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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대통령 中 국빈방문 성과

  • 평창올림픽 계기로 남북관계ㆍ한반도 문제 해결 공동노력

  • 신북방ㆍ신남방 정책 中 일대일로와 연계 공동번영 구상도

['최고의 만남' 아주경제 정상회담 특별호]




지난 13일부터 3박4일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은 △한·중관계 복원 공식화△한반도 평화 외교적 해결 △한·중경제협력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사드 갈등을 넘어 새로운 25년을 향한 한·중관계 복원과 신뢰를 구축하는 데 힘을 기울였고, 한반도 비핵화와 전쟁 불가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4가지 원칙을 통해 한반도 안보위기를 외교적으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데 한·중 정상이 뜻을 같이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협상 개시를 비롯해 4차 산업혁명 관련 ICT분야 협력 강화, 특히 우리의 신북방·신남방 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를 연계한 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 확대 등 한·중 간 경협을 강화하는 데도 길을 활짝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베이징 인민대회당 서대청에서 회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 위기 외교적 해결 방점, 사드 갈등 넘어 새로운 미래로 신뢰 구축

청와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중국 국빈방문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중국 측에 이해시키는 등 우리의 안보적 이익을 확실히 보호했다고 평가했다.

또 한·중 정상 간의 신뢰구축을 토대로 양국 관계가 새 출발선에 서는 동시에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로 촉발된 한반도 안보위기를 외교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모멘텀을 마련했다.

양국 정상이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양국 관계 복원은 물론 남북관계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의 중요한 전기로 삼기로 하고 '공동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점도 의미 있는 성과다.

문 대통령은 특히 역지사지(易地思之·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한다)와 관왕지래(觀往知來·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를 양대 키워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역지사지 언급에 시 주석이 적극 공감을 표했다"며 "당초 확대·단독 정상회담이 70분 예정돼 있었지만 무려 1시간 이상 늘어난 140분 정도 진행되고, 연이어 두 정상이 5시간가량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전례가 없었던 것이었다"고 전했다.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외교의 본질"이라는 문 대통령의 철학에 따라 베이징(北京) 시민들이 찾는 식당에서 함께 아침식사를 하는 등의 일정이 마련됐다.

또 '관왕지래'를 키워드로 한·중이 과거 일본 제국주의를 향해 함께 싸웠던 '역사적 동질성'을 강조해 중국으로부터 적극 공감을 끌어냈다고 청와대는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에 시 주석은 물론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 서열 3위인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유력 차세대 지도자인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 등 중국을 이끄는 핵심 지도자들과 잇따라 회동, 한·중 간 신뢰를 더욱 공고히 했다.

문 대통령은 리커창 총리와 회담할 때 고위급 접촉 재개, 양국 간 체결된 양해각서(MOU) 7건에 대한 후속처리, FTA 후속협상 개시 등 여러 가지 요청을 하며 "제가 한·중관계 발전에 욕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리 총리가 웃으면서 "한꺼번에 다 말씀하시라. 기꺼이 다 듣겠다"고 했다는 후문이다.

또 중국의 '3인자'인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이제 한·중관계는 회복됐다"고 하고, 시 주석의 최측근인 천민얼 충칭시 당 서기가 "문 대통령의 방중이 대성공"이라고 밝혔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리커창 중국 총리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중경제협력 확대 심화 계기··· 일대일로 사업에 한국기업 참여 박차

문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중으로 2년 가까이 이어졌던 사드 갈등을 넘어 한·중 간 경제 및 문화 교류·협력이 재개되는 기틀이 마련됐다.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체결된 양국 정부 간 양해각서(MOU)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확대 후속협상을 비롯한 7건, 민간 MOU는 △수소차·자율주행차 △로봇 △바이오 등 친환경·신산업 분야의 협력 19건에 달한다.

먼저 한·중 양국은 내년 초에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을 개최하기로 했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2020년 무역액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황금어장' 중국 서비스 시장이 우리나라에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한류 문화 콘텐츠, 관광, 의료 등 국내 관련 산업이 향후 중국 진출에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된다.

장쑤성 옌청을 비롯해 산둥성 옌타이, 광둥성 후이저우가 각각 중국 중앙정부가 인정하는 한국기업 전용 산업단지로 조성될 것으로 예고돼 한국 기업의 새로운 진출기지로 기대를 모은다.

우리의 신북방·신남방정책과 중국의 일대일로 연계 구상이 실현되는 발판도 마련됐다.

미래에너지 육성 등 한·중 정부 간 에너지분야 협력채널을 처음으로 신설, 동북아 슈퍼그리드 등 동북아 에너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모멘텀을 조성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드론 등 신산업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벤처 및 창업 분야의 협력도 확대하기로 했다. 한·중 기업이 공동 프로젝트를 통해 제3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우리로서는 미국과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유럽으로의 신시장 개척에도 힘을 받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중심 B홀에서 열린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 참석해 타징 행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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