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동근, 배우인생 30주년 "그간은 워밍업, 진짜 배우인생은 지금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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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7-12-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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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폴라리스 ENT]

"벌써 연기한 지 30년이 됐나요? 남자배우로서 배우인생은 40부터라는 말을 들을 적 있어요. 지난 30년은 워밍업이었죠. 진짜 배우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배우 양동근(38)은 바쁘다. 올해 초 MBC 드라마 '미씽나인'으로 안방극장을 찾았고 '슈퍼맨이 돌아왔다' '정글의 법칙' '복면가왕' 등 예능 프로그램 출연부터 비지와 음악 협업까지 가세했다. 최근 종영된 MBC '보그맘'에서는 뇌섹남 천재박사로 등장했다.

육아와 다작으로 바쁜 양동근이 강남의 한 카페에서 아주경제와 만났다. 

양동근은 어린 시절부터 광고와 드라마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8살에 연예계에 입문한 그는 올해 연기생활 30년째를 맞는다. 1987년 KBS 송년 특집극 ‘탑리’로 데뷔해 드라마 ‘서울 뚝배기’, ‘학교’, ‘뉴 논스톱’, ‘네 멋대로 해라’, ‘아이엠 샘’, ‘미씽나인’, ‘보그맘’, 영화 ‘해변으로 가다’, ‘와일드 카드’, ‘바람의 파이터’, ‘퍼펙트 게임’, ‘모노폴리’, ‘응징자’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그중에서도 숱한 드라마 팬을 보유한 ‘네 멋대로 해라’는 양동근에게도 잊을 수 없는 작품. 특히 지난 2000년 MBC의 '뉴 논스톱'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드라마와 영화, 힙합가수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양동근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논스톱의 구리구리 캐릭터에 대해 “사실 그 캐릭터가 너무 싫었어요. 영화도 해야 하고, 음악도 해야 하는데 그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늘 저를 따라다녔죠. 다른 작품의 몰입을 방해한달까요”라면서 이나영과 출연한 '네 멋대로 해라'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그 작품을 기억해주시더라구요. 2002년 작품인데 아직도 따라다녀요.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는 것은 느낍니다. 내가 죽어서도 계속 언급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최근 종영한 '보그맘'은 어땠을까? 

이 작품에서 양동근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아빠' 역에 도전했다. 죽은 아내의 빈자리를 대신해 보그맘이란 로봇을 만들어 아들에게 선물하는 인공지능 로봇 연구자 최고봉 역을  맡았던 것. 이후 로봇과 진짜 사랑에 빠지면서 '달달한' 로맨스를 만들어 냈다. 실제로 세 아이의 아빠기도 한 그는 "진짜 아빠처럼 보였냐"고 물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예전 같았으면 보그맘 출연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했을 거예요. 저는 아역시절부터 역할과 저를 동일시하는 습관이 있는데 제가 소화하지 못하겠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정서가 있으면 고민없이 안 했어요. 로봇과의 사랑이 이상했지만 실제로 로봇이나 인형에게 감정을 이입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고민해서 바뀔 문제도 아니고 빨리 마음을 고쳐먹자고 생각했어요. 아, 하지만 처음으로 맡은 아빠 역할은 좋았어요.”

보그맘은 MBC 드라마국이 아닌 예능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작품으로 시트콤과 정극 사이 중간톤의 정체성을 갖고 있으며 사이보그라는 소재 또한 독특한 실험적인 작품이었다. 

함께 연기한 박한별과의 호흡도 좋았다고. 그는 “작품을 하다보면 같이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죠. 박한별 양은 본인이 그렇게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간미가 있었어요. 저는 현장에서는 말수도 없고 농담도 거의 없어요. 그런데 한별양이 먼저 말도 걸어오고 그래서 현장분위기가 좋았어요. 임신 사실을 끝날때쯤 알았어요. 전혀 내색도 안하고 위험한 촬영장면도 많았는데 다 소화해냈네요. 임신초기는 정말 조심해야하는데 지금도 식은땀이 나요”라고 말했다.

[사진= 폴라리스 ENT]


그는 스스로를 생계행 배우라고 칭한다. 세 아이를 키우려면 자연스럽게 생계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몰랐어요. 사람 사이에서의 관계가 중요한지요. 배우로도 선입견이 있었어요. ‘생계형 배우가 배우인가’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그들’(생계형 배우)을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들’이 위대하다고 생각해요. 선배 배우들에게 존경심을 느낄 정도예요. 저 스스로 예술가라고 자만했던 지난날을 반성해요. 지금은 ‘그들’을 따라 저도 생계형 배우로 살아가고 있어요. 많이 배우고 있어요. 그리고 저를 보면서 후배들이 배우겠죠. 많이 깨닫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생계형 배우’라고 주저없이 말하는 양동근은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불혹을 앞둔 양동근은 “남자배우는 40대부터라고 하는데,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워밍업을 한 셈이죠. 배우를 하려면 30년은 워밍업을 해줘야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어떤 작품으로 다시 인사 드릴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워요. 그 만큼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정의를 내려 놓으려고 합니다. 20대에 느낀 배우로서의 정의가 다르고 30대 40대 나이를 먹을수록 배우라는 직업을 정의하기 어렵더라구요. 어떤 배우가 되겠다고 말씀드리기보다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고 포부를 다졌다. 

그는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든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생계형 배우이기 때문에 가릴 처지도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뇌섹남에 검사에 과거 구리구리 캐릭터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많이 출세했죠. 하하. 그렇지만 어떤 역할을 맡고 싶다, 이런 역을 하겠다는 것보다 다양성을 열어 두고 일할 생각이에요. 정확히는 가정을 위해 일하는 거죠. 하루, 한 달이 덜덜 떨리는 아빠의 삶을 살고 있어요. 육아라는 건 정말 겪어봐야 알 수 있는 처절한 장르거든요. 제가 일하는 이유는 우리 가족 때문입니다. 그걸로 힘을 내고 있어요. 어떤 역할을 주어지더라도 가족을 생각하며, 더 열심히 노력하는 배우가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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