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2년6개월만에 1090원 붕괴…국내 수출기업에 타격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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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11-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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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이끄는 수출…13개월 연속 증가 확실시

  • 2년 6개월 만에 1090원 붕괴, 수출 기업 타격 우려

  • 정부, 중소·중견 수출기업 살리기 '고심'

'고공비행'하던 한국 수출이 '환율 폭락'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2년6개월만에 1090원선마저 붕괴되며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수출 주도로 한국경제가 살아나는 상황에서 수출이 흔들린다면 경제 성장세 전반에까지 찬물이 끼얹어질 수 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부 업종의 중소·중견기업은 환율 하락이 미치는 영향을 직격으로 받기 때문에 대책이 절실하다.

◆한국경제 이끄는 수출···13개월 연속 증가 확실시

수출은 거침 없는 증가세를 이어가며 경제성장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까지 12개월 연속 증가에다 이달 들어서도 20일까지 9.7% 늘며 13개월 연속 증가할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한국 수출은 올해 3분기까지 4301억9000만 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 금액을 경신했다.

한국경제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에 달하는 만큼, 수출이 전체 경기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다. 수출이 살아나면 경제도 살아난다는 의미다.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정부와 국책·민간 경제연구소, 국제금융기구, 해외 투자은행까지 한목소리로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들이 경제성장률을 올려잡은 요인 중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수출 회복이다.

◆2년6개월만에 1090원 붕괴···수출 기업 타격 우려

지난해 9월 7일 1090.0원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12월 28일 1210.5원까지 상승했다. 원화 약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최근 환율은 2015년 5월 이후 2년6개월여 만에 1090원 선이 무너지며 원화 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환율 하락은 수출에 분명 악재다.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일 때 수출하던 국내 기업은 1달러어치 물건을 팔면 1200원을 받지만, 환율이 달러당 1090원으로 내려가면 1달러를 팔아도 1090원을 손에 쥐게 돼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자동차산업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가격 경쟁력 약화로 우리 자동차 산업(완성차 5개사 기준) 매출은 약 420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한국 수출이 환율보다 세계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과 대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에 대응할 체력을 다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정부 개입이 필요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 중소·중견 수출기업 살리기 '고심'

대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저하를 겪을 수 있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소 수출업체들은 당장 거래 중단 위기에 놓일 수 있다.

실제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수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환율 하락으로 제품을 팔아도 실제 남는 것은 적다"며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까지 떨어진다면 수출을 중단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부 역시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직접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며 "환변동 보험 지원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등의 대책과 함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일부터 환율 하락에 따른 중소·중견 수출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환변동 보험 지원을 다음 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확대해 시행 중이다.

중소·중견 수출기업의 경우 현행 0.02∼0.03%의 일반형 환변동 보험료를 50% 할인해 이용 부담을 대폭 줄이고 환율 상승시 기업에 환수금 부담이 없는 옵션형 환변동 보험 한도도 현행 10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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