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성추행 대자보에 교수 자살 제자 징역형..성추행 진범 따로 있어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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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효 기자
입력 2017-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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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성추행 대자보에 징역형이 선고됐다.[사진: 유족 제공=연합뉴스]

거짓 성추행 대자보를 붙여 한 교수를 자살하게 만든 제자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형사4단독 김웅재 판사는 22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A(26)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며 거짓 성추행 대자보 혐의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음을 밝혔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A씨가 학내에 부착한 대자보는 단순한 의혹 제기가 아니라 목격자와 증거사진까지 있는 것처럼 표현, 진실로 인식되도록 해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교수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살에 이르고 말았다”며 “대자보를 게시할 당시 A씨는 떠도는 소문 내용과 성추행 피해자를 알고 있었음에도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지 않고, 피해자를 만나 진상을 파악하라는 주변 만류에도 대자보를 붙인 경위는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거짓 성추행 대자보 징역형 이유를 밝혔다.

거짓 성추행 대자보 징역형 사건은 지난해 6월 거짓 대자보 피해자인 손현욱 동아대 교수가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사망한 상태로 발견돼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손 교수는 같은 해 3월 말 경주 야외 스케치 수업 이후 술자리에서 교수가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가 학내에 붙은 후 자신에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괴로워하다가 자살했다.

유족은 경찰과 대학 측에 “손 교수가 결백하다”며 정식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문제의 대자보를 붙인 사람이 손 교수 제자인 A씨라는 것과 실제 성추행을 한 교수가 따로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A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당시 동아대는 졸업을 앞둔 A씨를 퇴학 처분하고 성추행 교수를 파면했다. 촉망받는 젊은 미술가였던 손 교수의 억울한 죽음이 알려지자 대학과 미술계는 추모 전시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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