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찍어내기·특검수사 거친 화제의 법조인들, 지금 근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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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지 기자
입력 2017-1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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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적폐 청산이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현재 검찰 등이 진행하는 적폐 청산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권력을 잘못 휘둘렀던 인사들을 향해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비리와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역할을 하는 검찰 역시 적폐 청산의 대상이다. 일부 검찰 관계자가 정치검찰로 불리는 등 검찰 개혁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각 정권에서 화제가 됐던 검사들의 행적을 짚어봤다.

◆ ‘평검사와의 대화’ 검사 10명 중 7명은 변호사 개업

문재인 정권의 검찰 개혁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무현 정권의 검찰 개혁도 재조명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 검찰 개혁을 단행했다. 그 중 추진했던 것은 ‘평검사들와의 대화’였다. 지난 2003년 3월에 있었던 평검사와의 대화에는 10명의 검사가 TV 생중계가 이뤄지는 토론회에 참여해 노 전 대통령과 열띤 대화를 펼쳤다. 평검사 중 가장 기수가 높았던 21기가 주를 이뤘다. 당시 검찰 입장을 대변하던 이들 대다수는 현재 검찰을 떠났다.

허상구 검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대통령이 토론을 통해서 제압하겠다면 이 토론은 무의미하다. 검사들을 제압하려고 하지 마시고 어렵게 마련한 자리인만큼 검사들의 말을 들어달라”고 말했다. 허 검사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의 과잉진압 및 불법행위 방조 혐의에 대해 수사를 맡았는데 검찰은 경찰 수뇌부를 기소하지 않아 반발을 사기도 했다. 허 검사는 또 지난 2012년 참여연대가 선정한 이명박 정부 정치검사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현재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서의 활동을 시작했다.

박경춘 검사도 고졸 출신인 노 전 대통령에게 ‘대학 학번’을 물어 논란이 있었다. 김영종 검사 역시 “대통령이 검찰에 간섭을 안 한다는 것은 반갑다. 그러나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부산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했는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게 아니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평검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이완규 검사는 지난 2011년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직을 걸고 수사권 조정에 반대해야 한다”며 사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울산지검 검사였던 김병현 부산지검 동부지청장과 인천지검 검사였던 이석환 청주지검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찰을 떠났다. 부산지검 소속이었던 윤장석 검사는 지난해 1월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 검찰을 떠났고,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기도 했다. 나머지 검사들은 변호사로의 삶을 새로 시작한 상태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


◆ 정권 ‘찍어내기’ 희생양서 변호사로 재기

지난달 23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사건에 국정원 지휘부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2013년 국정원의 한 간부가 채 전 총장 혼외자의 이름과 재학 중인 학교 등 신상정보를 보고한 사실을 확인해 국정원 직원 개인뿐아니라 국정원 수뇌부가 개입됐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채 전 총장은 박근혜 정권이 시작된 직후 검찰총장으로 임명됐으나, 혼외자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같은 해 9월 사퇴했다.

이번에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 청와대와 국정원 등은 박근혜 정권에 불리한 ‘국정원의 대선 개입’ 수사를 지휘하던 채 전 검찰총장을 압박하기 위해 ‘찍어내기’를 했다는 의혹을 확인할 수 있다. 채 전 총장은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변호사 등록신청을 했으나 대한변호사협회가 이를 반려하기도 했다. 혼외자 의혹을 해명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고 전관예우도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5월에서야 채 전 총장의 변호사 등록신청이 받아들여져 변호사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8월 서초구 내곡동 소재 법무법인 서평을 연 채 전 총장은 최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 조 회장은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70억원 중 30억원을 배임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경찰은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한데에 검찰이 변호인인 채 전 총장을 의식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채 전 총장은 사건 수임을 맡을지 고민하다 끝내 합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채 전 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도 출연해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윤석열 지검장을 두고 “윤석열 검사는 자기헌신적인 용기를 가지고 있고, 다이나믹하면서도 신중하다. 대단한 법률전문가이면서도 예리한 칼잡이, 한마디로 문무를 겸비한 훌륭한 검사”라고 평했다. 또 채 전 총장은 최순실게이트를 수사하게 된 특검 후보로도 떠올랐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보복 수사로 비칠 수 있어 결국 배제됐다. 한편 채 전 총장의 혼외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를 마치고 브리핑장을 떠나고 있다.[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 최순실게이트 수사 이후 ‘승승장구’

지난해 11월 말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로 박영수 전 검사를 임명했다. 올해 3월 특검이 해산된 뒤 주요 피의자들의 재판 공소유지만을 맡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와 박충근·이용복·양재식·장성욱 4명의 특검보가 최순실 게이트 피고인들의 재판을 맡았다. 이 가운데 박 특별검사가 초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박 특검은 특검 해산을 앞두고 “대형사건을 동시다발로 수사하기 위해서는 중수부를 부활시키든지, 공수처를 만들든지 해야 한다”며 공수처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공수처장은 국회에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등 네 명을 추천위원회로 구성해 이들이 두 명을 추천하면 국회의장과 각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한 후 1명을 국회에서 선출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특검은 검사시절인 2005∼2007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지냈다. 또 ‘SK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인수 의혹’ 등을 수사하며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특검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석열 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면서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이 특수부에 대거 투입됐다. 한동훈 대검찰청 부패범죄특별수사단 2팀장이 중앙지검 3차장으로 발탁됐다. 한 검사는 특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뇌물사건을 맡아 구속을 이끌어 냈다. 함께 특검에서 활동했던 신자용 중앙지검 형사4부장과 양석조 대검 사이버수사과장은 각 특수1부장, 특수3부장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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