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캐시리스 사회' 속도...3년 후 대중교통서 현금 못쓴다

[사진=아주경제 DB]

싱가포르가 오는 2020년부터 '현금 없는(cashless)' 대중교통 사회를 추진한다. 승객은 버스나 지하철 이용시 현금 대신 카드 등 비현금 결제를 해야 한다.

◆싱가포르, 대중교통서 현금 금지 

17일 현지매체 채널뉴스아시아에 따르면 싱가포르 국토교통청(LTA)과 트랜싯링크(TransitLink)는 2020년부터 싱가포르 내 모든 대중교통 이용에 현금 사용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승객은 버스나 지하철 이용 시 현금으로 이용권을 결제할 수 없고, 교통카드 충전 역시 현금으로 할 수 없게 된다.

버스 내에서도 더이상 현금을 받지 않는다. 지하철 승객은 한국의 티머니(T-money)와 같은 전자화폐 업체인 넷츠(Nets)나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와 같은 현금 외 결제 수단을 사용해야만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있게 된다. 

싱가포르는 현금 없는 대중교통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도입하고자 오는 9월 1일부터 11개 지하철역 서비스센터에서 시범 운영한다. 서비스센터 근무자는 현금을 통한 교통카드 충전업무를 중단하면 지하철 운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취지다.

싱가포르는 주요 국가의 금융중심지 경쟁력을 따질 때 참조되는 지표인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조사에서 지난 3월말 기준 평가 대상 88개 도시 중 3위를 차지했다. 24위에 그친 서울보다 한참 앞선 것이다.

◆각국, 현금없는 사회로 '성큼' 

싱가포르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현금 없는 사회를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은 2030년까지 현금없는 사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그리고 이미 스웨덴 은행들이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위시(Swish)를 시행 중이다. 또 대중교통 요금 등에서 현금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서는 현금 거래 가능한도를 법령으로 정하고 있다. 벨기에는 93%의 거래가 현금 없이 이뤄지는 등 곳곳에서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발걸음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네덜란드, 호주 등 주요국의 지급수단 이용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0.42∼0.83% 수준이며 이중 현금이 0.10∼0.52%로 가장 크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발간한 저서 '화폐의 종말'에서 종이 화폐를 폐지하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거래의 투명성이 높아져 탈세와 범죄를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세수가 늘어나며 직간접적인 범죄의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불결제 행태도 바뀌고 있다. 한은의 ‘2016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를 보면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급수단은 신용카드로, 전체 결제 건수의 50.6%를 차지했다. 체크·직불카드는 15.6%, 기타 7.8%다. 현금 사용 건수는 전체의 26%였다. 비현금 이용비중이 74%에 달했다. 

한은도 이에 발맞춰 물건을 사고 받는 거스름돈 동전을 선불카드에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동전없는 사회' 시범사업을 4월 시작했다. 2020년 동전없는 사회가 목표다.

이미 올해 상반기 시중에 유통되는 100원짜리 동전이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측은 '동전없는 사회' 사업을 통해 연간 600억원 정도의 동전 제조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